어릴 적 엄마와의 첫 외식은 통닭이었다. 그리고 십대의 나는 양념치킨과 짜장면이 너무 맛이 있어 어머니께 나는 커서 치킨집을 할테니 엄마는 그 옆집에서 짜장면집을 해달라고 했었다. 그 시절의 나같은 십대의 딸과 성북천을 걸으며 사는 얘기, 학교생활 얘기, 진학 얘기 등을 나누는 좋은 시간을 가진 후 치킨이 먹고 싶다 하여(왜 십대들의 선택지는 예나 지금이나 그러한가) 갑자기 들어간 집. 닭은 누린내가 펄펄 나고 800그램이나 900그램의 어린 닭을 쓴 모양인지 뜯어 먹을 살도 없고 튀긴 닭 외에 달랑 주는 치킨무는 뉴슈가의 떫은 맛으로 두번 손이 안간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다 아줌마아저씨에 술 한잔 씩 하고 있고 스피커에서는 조용필 노래가 흘러나온다. 데이트해준 딸애한테 미안했지만, 막상 당사자는 개의치 않고 양념치킨을 맛있게 먹는다. 삶은 돌고 돈다.
삼통치킨
서울 성북구 동소문로2길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