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육볶음. 또는 제육덮밥. 나의 소울푸드 중 하나. 제육볶음은 맛없기 힘들 것 같지만, 맛있게 만들기 어려운 음식이다. 고기의 식감 때문이다. 보통 뒷다리살이나 앞다리살을 쓰는데 불고기용으로 잘려진 고기를 그대로 쓰면 뻑뻑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키위 갈은 것을 넣어서 재워두어서 부드럽게도 하긴 하지만 내 경험으로는 별로 큰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고기망치로 두들겨서 물리적으로 연하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 대부분의 제육볶음집은 이 식감이 문제다. 뻑뻑하다. 이 문제를 해결한 곳이 탕반의 제육볶음. 하지만 탕반의 제육볶음은 양념의 문제를 갖고 있다. 제육볶음의 양념은 직화구이처럼 국물이 없는 계열과 국물이 자박한 계열로 다시 나뉜다. 국물이 없는 곳은 불맛이 나야하고 자박한 계열은 밥에 비벼먹기 좋을 정도의 간 조절이 필요하다. 탕반의 제육볶음은 직화인데 불냄새가 안 나고 약간 짜고 단맛이 거의 없고 매운 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기의 양이 적은 편이다. 그래서 좋은 점수를 못 준다. 적절한 달달함과 적절한 매운맛과 부드러운 고기가 제육볶음의 핵심이다. 그리고 양배추 2/3, 고기 1/3인 제육볶음도 있는데 그런 제육볶음을 격렬히 반대한다. 그것은 양배추볶음이다. 서두가 길었다. 이곳은 여러 주변 상인으로부터 맛있으니 꼭 가보라는 추천을 받았던 곳이다. 이제서야 왔는데 점심 때에는 늘 만석이었다. 많은 메뉴가 있었고 육개장을 정말 먹고 싶었지만, 제육볶음을 시켰다. 제육볶음의 밑반찬으로 계란말이는 필수다. 아니... 가정식 백반집에서 절대 빠져서는 안 될 메뉴가 계란말이라고 생각한다. 이 집에는 계란말이가 나온다. 그것도 4덩이나!! 자박한 양념의 제육볶음이다. 덮밥이 아니라 제육볶음이 뚝배기에 담겨져 나온다. 양이 적어 보이지만 양배추따위 없다! 이 얼마나 강렬한 제육볶음인가! 고기는 부드럽고 양념은 적절하다. 약간 달긴 하지만,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고기가 부드러운 게 너무 마음에 든다. 망치로 두드린 제육이 아님에도 부드럽다. 단촐한 한상차림이다. 콩나물국도 개운하다. 고추장아찌는 삭힌 고추에다가 양념한 것 같다. 난 절대 먹지 않는 음식인데 하나 먹어봤다. 맛있다. 하지만 하나만 먹기로... 맛있는 점심. 그렇다고 멀리서 찾아올 곳은 아니라 "좋음" 정도로만 표시한다. 그러니 멀리 있으신 분들은 여기 찾아 오진 마시라. 대단히 맛있는 곳은 아니지만, 산본에서 집밥이 먹고 싶으면 이곳이 괜찮을 것이다. 점진적으로 전 메뉴를 다 먹어 볼 계획이다.

주민 밥집

경기 군포시 산본로323번길 10-6 산본플라자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