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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창
추천해요
4년

눈 덮인 겨울의 스시 맡김차림 올 겨울은 눈이 많이 온다. 웬만해서 눈이 쌓이지 않는 서울에도 쌓인 눈이 제법 오래 간다. 흰 눈은 언제나 아름답다. 추우면 생선이 더 맛있다. 이동현 쉐프도 눈 쌓인 겨울을 월넛 식탁 위에 그려 낸다. 사각 자기 플레이트를 차갑게 하여 얼음을 수북이 깔아 눈 덮인 산야를 표현하고 오츠쿠리를 올린다. 가이세키 같이 접시 위에 겨울 풍경을 담았다. 기름이 오른 스페인산 참치의 깍둑썰기에, 도미와 농어에 싱글몰트가 비워진다. 디저트도 파우더슈가를 소복히 뿌려 눈내린 겨울의 모습을 담는다. 가니, 우니, 이쿠라를 층층이 쌓은 츠마미. 소담하다. 각각 재료를 따로따로 낼 수도 있는데 한 접시에 푸짐하게 담아 올려낸다. 맛있게 멋있다. 흰살생선이 훌륭했던 저녁. 참돔. 농어. 특히 자연산 농어. 양식의 푸석한 육질과는 차원이 다른 찰짐. 제일 좋았다. 학꽁치는 크고도 늠름하게 빛난다. 금태 아부리도 부드럽게 혀 위에서 녹았다. 다른 츠마미나 스시의 구성이 변해도 코스모스시의 변하지 않는 구성은 먹물샤리와 일본산 참치. 언제 맛보아도 일정하게 녹진하다. 신기한 샤리. 끈적일 것 같이 보이는데 입안에서 잘 풀어지게 만드는 게 노하우이겠지. 산미 좋은 참치다. 방어 뱃살도 기름이 한껏 올랐다. 아나고는 너무 부드러워 유일한 감점. 돌가자미 아게모노도 뜨겁게 내어 탈탈소스와 잘 어울렸다. 싱글몰트와 무척 잘 맞는 히카리모노의 스시의 행렬. 가져간 발베니와 맥칼란를 순식간에 바닥나게 만든다. 이 쉐프가 눈치 빠르게 아주 스모키한 스카치를 한 잔씩 서브. 달고 맛난 딸기 디저트와 입 속에서 함께 춤을 추었다. 한 겨울 눈 쌓인 풍경의 스시 맡김차림. 코시국이라 자주 못 본 친구들과 오랜만에 불콰한 저녁이었다.

코스모 스시

서울 송파구 삼전로7길 15 팍스빌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