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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창

별로에요

3년

한 겨울의 쇠고기와 야채 요리. 스키야키. 샤브샤브와 스키야키는 언제 먹어도 맛나지만 특히 겨울에 따끈하게 먹으면 더욱 맛있다. 샤브샤브는 간장없는 육수에 야채를 넣고 끓이다가 저민 쇠고기 등을 끓는 육수에 살짝 데쳐서 양념간장에 찍어 먹는 것이고. 스키야키는 육수 없이 야채와 쇠고기를 굽다가 와리시타를 넣고 간을 맞추어 꺼내 먹는 방법으로 알고 있다. 관동식과 관서식이 좀 다르긴 하지만. 제자들과 매월하는 저녁모임. 엊저녁에 한냄비 방문. 모두 한우 스키야키로 주문. 쇠고기 부위는 엉덩이 아래 설도. 기름기가 없고 근섬유가 가는 부분이라 스키야키용으로는 다소 의외의 부위다. 스키야키로는 좀 기름진 부위면 좋으련만. 역시 가격을 생각하면 이해가 간다. 대도식당이나 창고43 같은 곳에서 보는 무쇠후라이팬을 무선 인덕션 위에 놓고 달군 후 우지와 버터 중 선택한 버터를 두른다. 팬이 꽤 크다. 쇠고기는 냉동 고기. 냉삼처럼 계산대 옆에 놓은 기계에서 슥슥 잘라 접시에 담아서 나온다. 스키야키 치고는 고기가 좀 얇다. 마치 샤브샤브용 고기 같다. 쇠고기 한 접시를 한 번에 팬 중앙에 넣고 배추, 쑥갓, 표고 느타리 버섯, 청경채의 모듬 야채와 살짝 구운 두부, 실곤약 등을 팬에 둘러 넣어 익힌다. 바로 와리시타를 조금 붓고, 육수를 잇다라 부어 간을 맞추어 먹는다. 조미는 처음에만 부어주고 그 다음은 손님들이 알아서 간을 조절하며 넣어야 한다. 와리시타는 식당에서 만든다고 하네. 너무 바빠서 어떻게 만드는 지 자세한 설명은 안하셨고. 아쉬운 부분. 달고 감칠 맛 나는 스키야키용 조미 간장. 이 집 와리시타는 그리 짜지 않은데도 육수를 따로 주는 이유가 궁금하다. 야채 익히면 채수도 많이 나오는데. 고기는 얇아 금방 후루룩 익는다. 자칫 이야기에 집중하다 불판에 조금 더 놔두면 확 질겨지므로 한 눈 팔 새가 없다. 아무리 살짝 익혀도 지방이 없는 부위라 좀 퍽퍽하긴 하다. 잘 익은 야채와 함께 날달걀에 찍어 고소함을 보충하면, 달달하고 간간하고 고소한 한 입이 된다. 달걀없는 스키야키는 팥앙금 없는 찐빵과 같다. 장정들이 저녁으로 먹기에는 일인분 고기양이 좀 작아서 모두 2인분 이상 먹었다. 야채 무한리필이라 좋은데 추가야채에는 야채 만 조금 있고 두부나 곤냐꾸는 없다. 코키지 테이블당 2만원이니 여러 명이 여러 병 갖고 와 마시면 더 이익이다. 볶음밥과 볶음우동도 무난해서 먹을 만 하다. 다음에 온다면 구태여 한우 시킬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차피 냉동이고 양도 작으니. 한겨울 스키야키 기분내기에는 미국산도 좋은 식당이다.

한냄비

서울 용산구 대사관로30길 1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