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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창
별로예요
3년

병어회와 병어찜을 주로 내는 사교 모임용 식당 덕자회는 병어의 뱃살 부분만을 떼어내어 얇게 저며서 큰 접시에 듬성듬성 놓는다. 병어맛을 충분히 느끼기에는 아쉬운 두께와 식감. 그러니 봄동에 싸서 이것 저것 올려 함께 쌈을 싸 먹으라고 시범을 보이고 권하기도 한다. 회뜨고 남은 병어는 큰 사각 냄비에 넣고 고사리와 야채 넣고 육수를 잔뜩 부어 끓여 먹게 나온다. 이건 찜이 아니라 탕이다. 병어탕. 병어를 가장 맛없게 먹는 방법. 이렇게 병어회와 찜 일인에 오만원. 이인분 시킨 사진. 소고기낙지탕탕이. 낙지는 너무 다져서 움직이는 녀석들이 거의 없다. 이건 김에 싸먹게 권한다. 김도 좀 바삭거리면 좋으련만. 눅눅하다. 육만원. 헐. 민어전은 먹을 만하다. 따듯하고 촉촉하게, 고소하게 잘 지져냈다. 팔만원. 방방이 있는 구조라 코로나 시대에 최적화 된 식당. 다른 손님 마주 칠 일이 없어서 접대나 사교모임에 적절한 해산물 식당. 그러나 자기 돈내고 가기에는 좀 아깝다. 더구나 대중교통이 전혀 없는 율현공원 한 가운데 있는, 접근성이 좋지 않은 남도음식을 표방하는 식당. 어떻게 공원 한 가운데 이런 식당이 있을 수 있냐고 물어보니까 대답이 걸작. 이 식당이 공원보다 먼저 생겼다네. 뷰는 좋다. 밤이라 볼 수 없지만.

만강

서울 강남구 밤고개로21길 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