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코 끝에 맴도는 블루치즈 라쟈냐의 풍미 짙은 브라운 톤으로 식탁과 실내 가구를 배치한 안목. 쉐프의 성격을 묻지 않아도 말 해 준다. 날씨가 화창하니 폴딩도어를 활짝 열어 바깥 햇살과 공기를 안으로 끌어들였다. 세 테이블이 전부다. 메뉴가 여러 가지처럼 보이나 단촐하다. 이리 저리 엮어 세트를 만들어 놓았다. 고기요리는 쇠고기 요리는 없이 닭고기 만 있고 나머지는 파스타. 감베로 파스타, 뇨끼, 라자냐 셋이 메인 트리오. 5년 운영 결과의 선택과 집중이리라. 신선한 루꼴라와 부슬부슬 잘 흩어지는 부라타 치즈, 대저토마토 편 위에 그라나파다노 치즈를 스프링클. 프로슈토는 잘 보이지 않았다. 풍기와 감베로 파스타 중 어느 것이 좋겠나 물으니 첫 방문 했으면 감베로라 하네. 적당히 잘 익힌 스파게티면에 새우로 만들었다는 소스를 입혔다. 간도 적당하고 면의 맛을 덮어버리지 않는 절제된 소스. 충분히 감칠 맛 나는 파스타. 맛있다. 새우살과 조개는 조연도 아닌 엑스트라. 파스타는 면이 주연이다. 라자냐는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섞어 썼다. 그윽한 고기맛을 잘 살린 두껍지 않은 라자냐. 블루치즈의 첨가가 라자냐 전체의 풍미를 바꾸어 놓았다. 이 향기. 코 끝에 오래도록 머문다. 기억에 남을 라자냐다. 블루치즈 첨가는 1,000원을 추가 한다. 전혀 아깝지 않다. 오히려 must 다. 오랫만에 만난 시칠리아의 그레까니코는 식사 내내 샐러드, 파스타, 라자냐의 간을 잘 잡아 주었다. 다음 방문에는 와인을 가지고 와야겠다. 육수라는 뜻의 브로도. 깊고도 진한 맛을 주는 트라토리아 이름으로 전혀 손색이 없다.
트라토리아 브로도
서울 송파구 위례성대로16길 27 거성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