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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창
추천해요
3년

스시를 먹는 즐거움의 구조 미각을 비롯한 오감을 즐겁게 하는, 먹는 행위의 재미에는 맛난 즐거움이 제일 중요하지만 알아 가는, 배우는 즐거움도 크다. 식재료가 무언지, 어떻게 조리했는지, 뭐가 새로운 시도인지, 그리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등 수없이 많은 질문이 있다. 음식을 사랑하는 식도락가, 미식가, 홀릭들 일수록 궁금증이 많고 알고 싶어 한다. 어떤때는 먹는 것 자체보다 아는 즐거움이 더 큰 경우도 있다. 맛있게 식사를 했어도 지적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면 좀 아쉽다. 쉐프들은 손님들의 궁금증을 풀어주어야 하지만 쉐프는 주방에 있다. 하여 양식의 경우 점잖은 웨이터들이 타이를 매고 그 설명을 담당한다. 웨이터들은 단순히 음식을 날라 주는 역할만이 아니라 손님들에게 그 날의 음식을 완벽하게 설명하고 선택을 도와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웨이타들은 자기 식당의 음식을 다 먹어 봐야하고 주기적 훈련이 필요하다. 이 전문적 어드바이스에 손님들은 기꺼이 수고비를 지불하는 것이다. 이럴 수 없으면 메뉴에 음식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라도 덧붙여 놓는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식탁을 사이에 두고 쉐프와 손님이 마주하는 일식의 다찌는 설명에 매우 유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손님들을 즐겁게 할 수도 있고, 원한다면 얼마든지 가르쳐 줄 수 있는 자리에 있다. 스시를 매개로 한 소통의 공간인 것이다. 이타마에는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함께 손님을 즐겁게 하려는 태도와 의지가 참 중요하다. 이타마에는 오로지 스시를 만들어 나눠주는 일만 해서는 안된다. 오샤베리. 거의 행위 예술을 해야 한다. 오샤베리가 좋은 쉐프들은 고가에도 예약이 줄을 잇는다. 손님들도 그날 쉐프가 내는 음식에 대해 알기 원한다면 적극적인 대화의 유도가 필요하다. 쉐프의 입장에서는 손님이 조용히 식사하기 원하는지 아니면 쉐프와 대화하기 원하는 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본은 음식을 칭찬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함은 물론이다. 츠마미가, 스시가 맛있는데 뭘 어떻게 했냐고 물어봐야 한다. 아무리 손님끼리 대화가 중요해도 쉐프에게 칭찬 한마디 쯤은 하는 것이 손님의 매너다. 다찌에서 쉐프와 한 마디도 안 하고 식사를 끝내는 것은 회전초밥 집에 가서 스시를 먹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진상 손님이 다른게 아니다. 무구찌가 진상, 인상 팍 쓰면서 밥만 먹다 가는 게 진상이다. 산원에서 새로 낸 광화문 업장. 길건너 산원경에서 한 번 만난 박쉐프가 헤드쉐프로 옮겨 지난 해 11월 열었다고 한다. 단박에 이전 방문을 기억을 해서 손님을 즐겁게 해 준다. 사람들은 알아봐 주는 것에 돈을 쓴다. 아쉽게도 우리 테이블은 보다 젊은 쉐프. 눈빛이 참 선하다. 쉐프와 첫대면에서 아이컨택은 매우 중요하다. 내공, 자신감, 실력 등을 많이 알 수 있다. 실력있는 쉐프들은 아이컨택에서도 여유가 느껴진다. 모든 질문을 다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 어떤 손님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자존감. 18석의 층고 높은 식당. 넓고 좋다. 이타마에 둘이 상대하는 것이 만만찮다. 자리가 많아 힘겨워 보인다. 츠마미 흠 잡을데 없고 오리지날 크기의 스시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타입. 샤리도 잘 풀어지나 스가 좀 세다. 이것저것 맛난 사케와 쇼쥬 라인업이 좋다. 특히 밤맛나는 쇼쥬. 오샤베리가 필요한 스시집이다. 1. 계란찜. 김을 풀어 트러플 오일과 함께 올렸다. 2. 광어. 숙성을 거의 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쫄깃함 3. 참돔. 숙성을 꽤 한데다가 불질까지 한 껍닥도미. 4. 북방조개. 불향 입힌 달디 단 조개살 5. 문어. 간장에 잘 조린 부드러운 다리. 6. 관자. 큼직한 관자에 명란크림을 얹어 꼿꼿한 김에 싸 먹는. 7. 대게살. 게살을 발라 마늘후레이크를 얹고 성게소 크림으로 비벼 먹는. 8. 전복찜. 게우소스에 찍어 먹고 샤리를 남은 소스에 비벼 먹는. 9. 전갱이튀김. 아삭하게 튀겨낸 최고의 안주. 10. 금태와 샤리. 잘 익힌 금태 토막을 으깨어 샤리와 와사비와 비벼 먹는. 1. 한치 2. 참돔 3. 줄전갱이 4. 참치등살 5. 참치중뱃살 6. 전갱이 7. 단새우 8. 성게소 9. 후토마키 10. 붕장어 11. 교쿠

스시산원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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