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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창
추천해요
3년

광화문 일대에서 주목 받는 고깃집. 아무리 맛난 포터하우스도, 샤또브리앙도, 꽃등심도 한 부위만 먹으면 식상하다. 여러 부위를 다양하게 맛보고 싶은게 식객의 욕심이다. 그래서 한우오마카세가 늘고 있지만 이 한우코스는 고기 사이사이에 여러 요리들을 먹어야 해서 고기에만 집중하기에는 산만하거나, 쇠고기의 양이 부족한 게 일반이다. 그래서 고기를 정육점이나 정육식당에서 골고루 사서 구워 먹어 보지만 잘 구울 줄 모르면 비싼 고기 과하게 굽거나 태우기 십상이다. 고즈넉한 한옥. 천장의 서까래가 소갈빗뼈처럼 보인다. 기둥에는 위스키들이 거꾸로 매달려 있고 입구와 벽면에는 빈 와인병들이 도열하며 손님을 맞는다. 연지 일년반 되었다고 하는데 고기는 마장동에서 와 숙성을 거쳐 낸다. 테이블도 좋지만 두세명이면 카운터석에 앉는게 좋은 것은 젊은 사장이 식객들의 요구를 바로바로 수용하기 때문. 사장의 응대가 훌륭하다. 예약시 자리 선택을 물어 보면 카운터로 할 것을 권한다. 오로지 고기에만 집중할 수 있고 프로들이 구워주니 실패할 염려는 없다. 100gr 단위로 이것저것 다양하게 맛볼 수 있어 좋다. 부위마다 굽기를 적절하게 조절하여 최적으로 구워 주는데, 안심은 미디엄래어 등심은 미디엄. 올빈 와인 한병과 싱글몰트 한 병을 셋이 나누려 하니 적절한 고기를 추천하세요 했더니 안심, 등심, 안창, 늑간갈빗살, 살치살을 추천해 그대로 주문. 순서대로 직원이 숯불에 구워 먹기 좋게 잘라 개인접시에 담아준다. 다 먹고 토시살을 추가했다. 히말라야 핑크솔트와 캄포트 후추를 쓴다. 야채그릇이 소담하고 수려한데 특이하게 초석잠을 피클하여 내는데, 아삭거리는 식감이 고기와 대비되어 좋다. 살치는 구워 파밥 위에 얹어 스테이크 스시처럼 들기를 권한다. 구수한 된장찌개를 동무하여. 맛난 한우 선택 코스로 깔끔하게 98년 켄달잭슨과 하쿠슈 한 병을 비워냈다. 이 집 냅킨에 적힌 말마따나 ‘결국은 고기다.’

기승전우

서울 종로구 사직로8길 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