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인 무난한 구성 쉐프와 마주할 수 있는 오픈 주방 다찌에서 동료들과 함께 식사할 때 늘 조심한다. 동료들과의 이야기에 몰입하되 쉐프와의 대화도 부족하지 않게, 그리고 쉐프와 재미난 음식 이야기를 나누되 같이 간 그룹의 대화에서 소외되지 않게. 근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샤리 양을 조절하는 것처럼 식객들도 대화량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관심과 능력이 필요하다. 관심 배분 능력. 혼자가서 먹지 않는다면 말이다. 홀릭들끼리 가면 쉐프와도 동료들과도 음식이야기가 가장 즐거울테니 아마 제일 문제가 없는 그룹일 것이다. 반면 음식에 오로지 집중하고 싶으면 스시야에 가서 혼자 먹는게 최고다. 음식이든 이야기든 느긋하게 즐기기에 최적이니까. 풍채가 좋은 류락현 쉐프의 조절 능력이 뛰어나다. 식객들의 체형에 맞게 스시를 쥐어 낸다. 우리 그룹 셋의 스시 사이즈가 각기 다 다르다. 확연히 차이가 난다. Personalized sushi.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최적의 사이즈 선택이리라. 샤리 뿐 아니라 대화의 양도 잘 조절한다. 옥수수스프를 얹은 차완무시. 좀 차갑다. 익숙치 않은 온도. 여름이라 생각해서 내리라. 농어 사시미에 올린 달달한 백된장소스, 마츠가와한 참돔 사시미, 김소스와 마늘후레이크 올린 메지마구로 타다끼, 게우소스와 찐전복 그리고 풀어짐이 좋은 샤리. 바지락국 스이모노 전의 츠마미다. Just ordinary. 스페인산 주도로로 시작하는 스시는 참돔, 한치, 된장국, 전갱이, 삼치와 마를 넣은 가지 튀김, 쥐치, 아까미즈께, 금태와 아구간마끼, 단새우와 성게소마끼, 청어, 잿방어, 아나고, 교꾸, 후토마끼, 이나니와 우동, 후식 아이스크림으로 내었다. 전형적이고 보편적인 구성의 네타와 온도감과 풀림 좋은 샤리. 자연스런 니기리. 저녁 스시오마카세 8, 와인사케 코키지 2.5, 위스키 코키지 3이면 꽤 좋은 가격이다. 1,2부가 있어 1부에서는 시간에 약간 쫓기는 것이 흠이다. 음식은 웰터급이지만 가격, 접객, 코키지 등을 고려했을 때 내겐 마빈 해글러나 박종팔과 같은 미들급이다.
스시 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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