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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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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눈다랑어 대가리 해체쇼 오래전 들렸던 압구정의 매화참치 서사장이 신사동에 낸 식당. 매화참치는 후배에게 념겼다 한다. 여전히 원양산 눈다랑어 해체쇼를 방방이 돌아다니며 한다. 참치는 버릴게 없다던가 대가리 반쪽에서도 많은 양의 살점이 나온다. 붉은 색 두툼한 뽈살을 먼저낸다. 와사비 올리고 무순을 싸서 기름장이나 간장에 살짝. 꼭 쇠고기 같은 식감. 아가미살은 헴 때문에 붉은색이 짙다 못해 검붉다. 더 쇠고기 같다. 좀 차가운 온도감이 흠이다. 커다란 눈을 해체하면 시신경을 발라주고, 외안근 여섯을 잘 발라내 금가루를 뿌려 올린다. 해동이 덜 되었는지 서걱거리는 샤베트의 식감. 해동을 좀 더 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 너무 차면 살점의 녹진한 맛을 느낄 수 없다. 외안근을 싸고 있는 기름덩어리를 잘게 잘라 한 점 씩 맛본다. 미끈하고 고소하다. 참치의 코를 이루는 연골은 단단하다. 오도독 거리는 연골. 언 초자체를 다져 소주를 섞어 이른 바 눈물주를 만들어 돌린다. 비린내 없이 깨끗하고 껄쭉한 한 모금. 마지막이 되어서야 오도로 한 점씩, 주도로 한 점씩 맛볼 수 있었다. 젊었을 때는 친구들과 동료들과 재미로 다녔던 참치대가리 해체쇼. 나이가 드니 서걱거리는 참치살의 차가움이 혀 위에 선뜻하게 다가와 식욕을 움츠러들게 하네. 한 겨울 중 연말의 쓸쓸함에 더하여. 이런 겨울엔 언 참치대가리살보다 혀에 착착 감기는 참치회가 더 달큰 할 듯 하다. 음식과 식당에도 TPO가 있는 법이다.

서가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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