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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창

추천해요

2년

북경오리 맛집 더라운드는 북경오리가 대표 메뉴다. 껍질이 타지 않도록 소스를 바르고, 주둥이로 공기를 가득 넣어 껍질을 살로부터 분리해서 장시간 건조시키고, 화덕에서 구우면 껍질만 바삭하고, 살은 촉촉한 오리구이가 된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리다. 굽는 방법에는 직화 위에 걸어서 굽는 괘노 방식과 이태리 피자 화덕처럼 복사열로 화덕에서 굽는 민노 방식이 있다. 벤이팡(편의방)의 방법이 민노, 취안쥐더 (전취덕)의 방법이 괘노다. 대부분 괘노 방식으로 만드는 걸로 안다. 더라운드의 오리는 색깔을 많이 낸다. 가슴살을 저며 깔고 그 위에 껍질을 두 줄로 올린다. 첫점부터 싸서 먹지 말고 첫 껍질은 그대로 맛보는게 좋다. 껍질 표면이 입천장을 향하도록 넣으면, 피하층이 혓바닥에 닿자마자 폭신하게 스르르 녹는, 그 순간의 맛이 기가 막히기 때문이다. 다음엔 설탕을 달라고 해 껍질을 찍어 먹는다. 바오빙(얇은 밀전병)한 장에 부드러운 가슴 살코기와 파채, 오이채를 넣고 싸서 첨면장 소스(춘장에 설탕 등 양념한 것)에 찍어 맛본다. 바오빙에 첨면장을 살짝 바르고 싸서 먹어도 좋다. 아무래도 살코기는 좀 기름이 빠져 맛이 심심하니까 여러 향채소나 소스를 첨가해 먹는 것이다. 껍질까지 넣어 싸 먹는 건, 아까운 껍질이 남아 있다면, 맨 마지막에 한다. 더라운드를 북경오리 맛집이라고 하는 이유는 껍질의 크기가 커서 많은 조각을 내고, 구운 껍질의 두께가 균일해서 맛있기 때문이다. 껍질을 베어내는 과정을 살펴 보면, 정중선에 절개를 가한 후, 좌우 각각 가슴과 배부분의 껍질을 통째로, 마치 잘 구운 누룽지처럼 떼어내 도마 위에 놓는다. 그 다음에 잘 익은 가슴살을 한입 크기로 베어 접시에 가지런히 담고, 이미 도마 위에 놓인 껍질을 칼같이 사각형으로 각지게 잘라 고기 위에 덮는다. 모양도 참 멋지다. 다른 식당처럼 껍질 자른 단면이 제멋대로 불규칙하거나, 살점이 더덕더덕 붙어 있거나, 껍질을 살과 붙여 파운드케익 조각처럼 잘라내지 않는다(광화문 유xx). 탁월한 기술이다. 이렇게 두께가 균일하고 큰 껍질 조각을 내는 비결은 굽기 전에 껍질을 살에서 충분히 떨어지게 하는 데 있다. 공기를 펌프로 충분히 넣거나 아니면 기구를 넣어 피하층을 넓게 박리할 것이다. 이집의 식사 추천은 우육탕면. 소고기로 끓인 육수에 절묘한 향신을 넣어서, 발란스가 기가 막힌 올드 빈티지 와인을 마시는 듯하다. 국수보다 국물이다. 가리비우니, 전가복이나 동파육도 흠 잡을 데 없다. 북경오리에 오리 그림이 레이블에 그려진 덕혼의 디코이 카쇼를 매칭하고, 동파육에 58도 진먼(금문)고량주를 페어링 하니 부러울 게 없는 저녁이었다. 청담점은 홀이 작은게 흠. 어떤 종류도 코키지 후리니 와인이든 백주든 잊지 말고 가져가서 꼭 누려야 하는 식당. 안 가져가면 손해다. 북경오리도 미리 예약 필수.

더 라운드

서울 강남구 선릉로148길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