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덴짜와 엥프롱튀 협주곡에서 연주자의 기교를 발휘하기 위한 화려하고 즉흥적인 독주 부분을 카덴짜라 한다. 작곡자가 정한 주제와 소재에 따르면서도 주자가 즉흥적으로 연주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엥프롱튀, 임프롬튜, 즉흥곡은 곡 전체가 즉흥적 악상을 잡아 꾸미는 기악곡이다. 일반적인 스시코스는 대체로 전체의 구성의 전형이 있고, 시장 상황에 따라, 혹은 계절에 따라 몇 피스를 쉐프가 자유롭게 구성에 넣어 변화를 줄 수 있다. 스시코스가 마치 협주곡과 카덴차와 같다면, 단골들의 오마카세는 식성을 이미 잘 파악하고 있으므로 보다 더 개인적인 맞춤 구성이 가능하여, 마치 즉흥곡의 형태와 같다고 하겠다. 츠마미와 스시, 시로미와 히까리모노, 패류와 갑각류 등, 재료와 익힘, 조미의 방법, 내는 순서 등 고식적인 형식의 틀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고 독창적인 구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골집, 단골 쉐프가 좋은 것이 아닐까. 차완무시. 간바치 가맛살. 간바치 뱃살. 아지와 고마쇼유. 시마아지 뱃살. 북해도산 성게소. 갓절임. 사라가이 접시조개. 갓잎절임으로 싼 네기도로이쿠라. 모시조개국. 시메고하다. 트러플 소스 올린 우나기와 찐전복. 간장에 살짝 조린 안키모. 이시가리 스시 붉바리 스시 가쓰오 뱃살 가쓰오타다키 스시 벤자리돔 스시 이카우니 스시 관자표고새우 참치배꼽살과 뱃살 나스에비하사미아게. 오도로와 주도로 사라가이 스시 대구매운탕 우나기카니 데마키. 마카다미아 아이스크림. 구쉐프의 봄철의 즉흥곡 연주인데 손이 가는대로 내어 주는 듯한,막힘 없는 impromptu 연주였다. 모든 피스가 나무랄데 없었지만, 특히 간장에 살짝 조린 아구간이 일품으로 기억에 남았는데, 니모노의 장점을 살짝 가미한 아구간은 푸아그라에 비길게 아니었다. 삼겹쥐기 한 줄가자미와 숙성한 붉바리는 동의보감으로 만든 샤리 위에 앉아 최고급 네타의 스시로 자태를 뽐냈다. 서걱한 활어 이시가리회 한 접시보다 이 스시 한 점이 훨씬 낫다. 그 숙성의 기술은 미뢰에 기억할 만하다. 아베와 오바마 만찬에 나온 닷싸이23이 분위기를 돋구었음은 물론이다. 초여름의 엥프롱튀를 기대하기는 이르다. 아직 베토벤의 스프링 소나타와 쇼팽의 즉흥환상곡이 귓전에 흐르고 있기 때문에.
구상 노 사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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