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로 시작해 문어로 끝나는 문어전문 요리 주점. 문어 밖에 없다. 속초 임원항에서 데려 오는 피문어. 야채를 듬뿍 넣고 육수를 끓이다가 산 문어를 가져와 냄비에 넣는다. 넷이 가서 특대 1.5kg 시키니 큼지막한 두 마리를 차례로 넣었다. 살짝 데치는 타이밍에 꺼내어 대가리부터 한 입 크기로 잘라 접시에 얹고 이어서 다리를 잘라준다. 마늘기름장이나 와사비 얹어 간장에 찍어 먹는다. 부드럽고 쫄깃한 문어의 촉감. 대가리가 일미다. 문어숙회 평생 짝궁인 초고추장은 없다. 숙회의 양이 꽤 많지만 과유불급. 장정 넷이 가면 특대도 좋지만 대자를 시켜도 충분할 듯하다. 문어를 삶았던 육수를 야채와 함께 떠서 탕으로 준다. 문어가 잘 우러날 시간은 없었지만 맛난 채수. 칼칼하고 감칠맛 폭발한다. 맛있어도 많이 먹으면 안 된다. 다음이 문어 튀김. 한 마리의 다리 일부를 주방으로 가져가 튀겨서 내 온다. 숙회는 저라 가라. 통으로 튀겨 내 오는 비쥬얼. 한 조각씩 먹기좋게 칼집을 내 온다. 폭신한 마시멜로를 먹는 듯하다. 컨디먼츠는 데리야키 소스. 깻잎채는 관심을 얻지 못한다. 단언컨대 이 문어코스 요리 중 가장 맛있다. 기억했다가 숙회의 양을 줄이고 튀김의 양을 늘여야 한다 다음엔. 대가리는 숙회로, 다리는 튀김으로 먹는 방법도 좋을 듯하다. 그만큼 튀김이 맛있다. 먹물 넣고 끓이는 먹물라면 안 먹을 수 없지. 덕분에 먹물 좀 먹었다. 깍두기가 동무해 준다. 화이트와인, 레드와인, 사과소주 추사40 어떤 조합이든 이 문어 하나만 패는 식당에서는 문어에게 주연을 내 줄 수 밖에 없다. 코키지는 없지만 와인잔 세팅비 각 오천원만 받는다. 도미 하나로 코스요리로 내는 코미도리, 문어 하나로 코스요리로 내는 옥토스. 식당 분위기는 옥토스가 훨씬 고급스럽다. 엊저녁도 만석. 일찍 예약하면 주방옆에 7-8명 들어가는 아늑한 모임 공간도 있다. 신논현역.
옥토스
서울 서초구 사평대로52길 1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