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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창
별로예요
2년

간단한 한식과 약주 오마카세. 일곱 가지 음식과 일곱 종류의 우리나라술을 묶어 오마카세로 낸다. 인당 칠만원. 꼭 음식과 술을 매칭하는 것은 아닌데 마시고 먹다보니 그렇게 내주게 된 듯하다. 첫 음식은 배추전. 반죽물이 있는 듯 없는 듯 배추를 기름에 지져 낸다. 첫 드링크는 오미자막걸리 오희. 탄산감과 산도가 좋아 식욕을 돋운다. 육회, 문어, 숭어뱃살, 무늬오징어로 구성된 해물요리. 모든 해물이 카르파쵸처럼 얇다. 육회와 무늬오징어는 간장과 파로 양념해 놓았다. 큼직하게 썰어 내는 게 아니라 치아 사이에 낄 정도로 작고 얇아 볼륨이 매우 아쉽다. 여기에는 13도의 능이주를 곁들였다. 다시 전요리. 가지를 채썰어 전으로 부쳤다. 배추전과 비슷하다. 양파장에 찍어 먹고 15도의 녹파주로 페어링. 새우는 익혀 반으로 가르고 야채무침과 곁들여 내는데 가운데 계란 세 알을 오버이지로 익혀 노른자에 새우를 찍어 먹는다. 여기엔 13도의 솔송주. 칼집 넣은 삼겹살을 한 면만 색깔을 내게 바싹 구워 야채무침과 내어 크림한 소스에 찍어 먹는다. 여기엔 17도의 아황. 역시 약주다. 이 술이 이 날 라인업의 가장 알코올농도 높은 술. 떡국떡과 함께 섞어내는 돼지갈비찜. 야채가 풍성하다. 여기에는 소주가 나오기를 기대했는데 다시 12도 백련맑은술. 뭔가 김이 확 빠지는 전개. 소고기 넣고 끓인 떡국이 메인. 바닥에 밥도 있고. 여기에도 13도 오메기술 약주. 그리고 과일로 마무리. 우리나라의 흔한 음식재료, 흔한 요리스타일, 부족한 양. 약주에 지나치게 치우친 페어링의 구성. 약주도 가장 저렴한 여섯 종류. 좁은 좌석과 테이블. 인당 7만원의 오마카세, 술을 포함한다해도 다소 과한 가격 책정. 우리나라 음식과 술을 내는 식당을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응원하는 편인데, 이 식당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쉐프의 어머니 이름을 걸고 하는 효심이야 그 각오로 알 수 있지만 어머니 이름을 드높히려면 아직 개선해야 할 아쉬운 부분들이 많다.

박경자 식당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47길 9-15 영창빌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