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콜프 트라토리아 와인을 좋아하는 인구가 늘고 있음은 반가운 일. 와인잔을 갖춘 식당이 점점 늘고 있음도 기쁜일이다. 하지만 식당에 구비된 와인은 터무니없이 비싸기 일쑤고, 와인을 들고가서 마실 수 없는 식당도 많고, 코키지가 된다 하더라도 촤지가 만만찮아 병당 와인 5, 위스키 10하는 식당들도 많은게 제한점. 와인러버들에겐 코키지후리 식당이 참 매력적이다. 코키지후리 식당이라 하더라도 정책이 여럿이고 병 수에 제한이 있을 수 있는데 이 식당은 와인 병 수 제한 없이 완전히 후리다. 코키지 후리하는 고깃집은 많으나 이탈리안은 그리 흔치 않다. 흔치 않은 정도가 아니라 매우 드물다. 음식은 트라토리아답게, 남쉐프의 올드스타일답게 푸근하고 캐주얼하다. 압구정에 있지만 리스토란테는 아니라 편하게 넥타이 풀어 놓고 즐길 수 있다. 안심카르파쵸, 해산물샐러드는 화이트와인과 함께 즐겼고 고등어파스타, 오소부코, 트레빠 그리고 해산물스튜들은 가져온 다양한 레드와인과 페어링했다. 이날 오소부코는 양이 좀 작고 다소 퍽퍽했다. 트레빠는 소양이 충분히 들어가 씹혀야 제맛인데 양이 드물게 느껴저 좀 아쉬웠다. 아재들 넷이 잘 먹고 흥겹게 마시니 남쉐프가 보기에 흐뭇했는지 참치파스타를 서비스로 냈는데, 서비스로 드리는게 주문한 요리보다 더 맛있을 거라고 눙을 쳤다. 해산물스튜가 마지막에 낸 요리. 해물을 다 건져먹고 남은 국물에 스파게티를 말아 주어 이 또한 충분한 식사가 되었다. 일석이조 메뉴. 이날 메뉴 전체를 한꺼번에 오더했는데 음식이 오더 순으로 나오지는 않았고 주방에서 순서를 정해 나왔다. 아마 이 스튜를 내고 거기에 파스타를 마지막에 더 해 주기 위한 것으로 여겨졌다. 파스타나 리조토 등의 가격은 비교적 낮아, 메인 한 둘과 섞어서 적절히 골라 시킨다면 코키지후리의 장점과 함께 실속있게 이탈리안을 즐길 수 있다. 혼자 혹은 둘이 가기 보다는 서넛이 와인 여러병 들고가 모임하기에 적절하다. 식당이 좀 협소하지만 8-10명 정도 그룹도 들어갈 수 있다. 내게 중식 콜프는 더라운드, 이탈리안 콜프는 에르바다.
에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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