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면 안되는 것과 변해야 하는 것 오랜 외국 생활에서 돌아왔을 때, 혹은 아주 오랜만에 식당을 방문했을 때 옛날에 느꼈던 그 맛있던 음식을 변함없이 그대로 느낄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하다. 음식의 반은 추억이고, 추억의 반은 음식이다. 오랜만에 왔는데 이전의 미뢰에 각인된 맛이 느껴지지 않으면 재료비, 물가 등의 핑계에도 불구하고 식객들은 매우 실망한다. 맛있게 먹었던 음식은 영원히 한결 같기를 원한다. 변하면 안되는 것이다. 그걸 식객들은 기대한다. 반면에 아무리 맛있더라도 늘 같은 음식을 내면 식상한 경우가 있다. 특히 단품보다는 코스 요리가 그러하다.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여러 가지 음식을 한 자리에서 맛보는 코스요리는 단품보다 훨씬 다양한 재료와 맛을 보여주는데도 불구하고 자주 신메뉴를 개발하지 않으면 식객들이 식상해 한다. 왜 그럴까? 변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음식은 여일함을 기대하는 음식이고,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음식은 다양함을 기대하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단품은 과거를 팔며 코스는 미래를 판다. 맛을 떠나서 기대하는 norm이 다른 음식이다. 단품과 코스는 전혀 다른 종목이다. 모던눌랑의 코스 요리 거의 구성에 변함이 없다. 아무리 베스트셀러라 하더라도. 좀 대대적인 코스 메뉴의 개편이 필요하지 않을까. 올드샹하이 컨셉의 인테리어도 이젠 낡았다. 화려할수록 금방 식상하게 된다. 터키의 음식이 발달한 이유는 오스만투르크의 황제가 맛 본 기억이 있는 요리가 나오면 요리사를 죽였기 때문이라나. 죽지 않으려면 코스는 정기적으로 대대적으로 부지런하게 바꿔야 한다.
모던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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