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상을 겸하는 푸짐한 한식코스 첫 방문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인상을 준 식당. 이번엔 애제자들과 술을 즐기기 위해 갔다. 코스인 맡긴차림을 주문하면 코르크 차지가 없다. 코키지 차지는 우리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을까. 호박죽이 들어있는 개인상이 올려 진다. 야채가 든 앞접시와 양념장류가 들어 있고 수란이 있다. 그냥 먹어도 좋고 차돌구이나 쇠고기를 찍어 먹어도 좋은 컨디먼츠가 된다. 투뿔한우육회와 산낙지탕탕이가 함께 나오면 노른자로 잘 섞고 비벼서 크런치한 쌀과자에 한 젓가락씩 얹어 먹는다. 작은 타파스. 육회의 온도를 잘 맞추어 좋다. 모둠해산물이라지만 도미, 광어, 찐참소라, 찐전복의 누구에게나 친숙한 가벼운 구성이다. 이집의 독특한 삼합전. 전이라기 보다 튀김이 옳을 듯. 쇠고기, 새우, 표고를 같은 크기로 잘라 섞고, 양파 등의 야채도 함께 넣어 공모양으로 튀겨내 부셔 먹는 재미를 주는 튀김요리. 낙지볶음. 두툼한 낙지 다리를 토막치고, 스지를 섞어 볶아 소면과 함께 낸다. 색깔은 많이 매울 것처럼 시뻘건데 맵지 않고 단 양념. 스지를 넣어 식감을 다양하게 구성했다. 투박한 크기의 이북식 만두. 고기와 두부가 든든하게 들었다. 고기 타임. 한우 투뿔 차돌박이를 보여 주고, 주방에서 꼬들하게 구워 바로 내 온다. 식지 않아서 좋다. 여기까지 오면 대개 배 부르다. 입이 개운한 안주 청포묵 무침이 나온다. 식사로 마무리 할까 아니면 계속 달릴까의 갈림길 타임. 곰탕과 식사를 골라도 좋고, 더 달리려면 이집의 시그니쳐 쇠고기 보양전골로 간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 있으면 만원씩 더 내고 쇠고기 전골을 맛보지 않을 수 없다. 이 전골의 구성과 양이 일정할 뿐 아니라, 각 부분의 고기를 놓는 위치도 같다. 믿음이 간다. 게다가 고기의 양이 많아 이거 하나만 시켜 안주와 식사를 삼아도 훌륭한 식사가 된다. 과연 고깃집에서 운영하는 식당답다. 일인 십만원 내외의 어지간한 일식 혹은 양식 코스 요리 다 먹어도 뭘 먹었는지 잊혀지고, 배고픈 경우도 많은데 맛있는 한식을 코스로 푸짐하게 와인을 가져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곳. 가족들과도, 친구들과 가도 모두 다 좋아하는 멋진 식당이다. 가족과 친구들의 원기를 돋아주는 집이 될 것이다. 데려간 술꾼, 사랑꾼 제자들도 좋아하니 나도 원기가 돋는다.
원기옥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17길 48 성수 SK V1 CENTER I 1층 10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