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의 새 스시야 수도권의 신도시들이 비슷비슷한 아파트와 상가의 구성을 하고 있는데, 스시야도 비슷비슷한 집들이 생겨 난다. 즐거운 일이다. 모임 인원이 다섯이라 룸의 디너 코스. 차완무시 대신에 푸른콩을 갈아 무스를 만들고 튀긴 현미를 새우 튀김 토막 주위에 흩뿌린 웰컴 디쉬. 연두색의 색감이 여름 코스를 말하는 듯. 초당옥수수와 방울토마토를 곁들인 샐러드. 광어와 잿방어 두 점씩 곁들여 바닥에 깐 상큼한 폰즈에 적신다. 칵테일 잔 위에 프리젠테이션 한 해초와 성게소. 제일 바닥에 모즈쿠, 위에 어묵 한 개, 식초 젤리로 채우고 우니를 가운데 놓은 후 우미부도로 가니쉬. 여름 중의 여름. 시원하고 상큼한 해초들이 젤리와 어우러져 그야말로 바다 칵테일이다. 오즈쿠리는 잿방어, 도미, 오도로 아부리 토막, 시소와 미나리로 버무린 엔가와. 잿방어가 다시 또 나왔다. 식객들의 기억과 시각, 미각에서 사라지기 전에 바로 같은 생선이 두 번 나오다니. 감점요인이다. 초당옥수수 스프. 어묵과 단새우를 넣고 먹물과자를 장식했다. 노랑과 검정의 대비. 색감이 참 좋은데. 또 초당옥수수. 도미대가리 구이 두 개. 쉐프가 언더하우스로 내는 안주. 술 추가로 주문 하라는 얘기다. 찐전복과 게우소스와 샤리. 처음 접한 이 집 샤리. 적초를 쓰는데 색깔이 갈색에 가깝다. 대개 이런 초를 쓰는 샤리는 좀 달다. 스이모노. 대구와 죽순. 룸에 서빙하는 매니저가 대구가 제철이라네. 헐. 대구는 겨울인데. 다시 물어보니 냉동 대구란다. 아. 말 한 마디가 중요하다. 괜히 아무 말 안 했으면 중간인데. 제철이라. 아마 여름엔 제철 민어로 스이모노를 만들다가 이제 생선을 바꾸었겠지. 셔벳으로 입가심. 요새 생강이 매운 철이라 가리가 맵다. 나는 매운 생강을 좋아한다. 첫 스시 네 알. 씨알이 좋다. 남자들만 있는 룸이라 그런가. 요즈음 크기가 줄어든 스시 자주 보다가 큼직한 스시 만나니 반갑다. 풀림 좋은데 역시 달다. 시마아지, 주도로, 아지, 아마에비우니. 통영산 우니를 올렸다. 두번째 스시 네 알. 금태, 청어, 아까미, 갈매기조개. 네타들을 다루는 솜씨가 좋다. 첫 판과 둘째 판의 흐름이 같다. 흰살, 등푸른생선, 갑각어패류. 갈매기조개 스시 쫄깃하고 좋다. 새조개와 피조개의 중간 식감. 팽이버섯 넣은 된장국. 다시 초당옥수수 튀김과 아나고 튀김. 그리고 마지막 스시. 밧데라, 후토마끼, 아나고. 교쿠라기 보다는 계란케이크. 좀 푸석하다. 토로로 가케소바. 개운하고 미끈하게. 커피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 셔벳 낸 그릇과 같은 그릇. 이만하면 그래도 괜찮은 구성. 맛찮다. 맛있다와 괜찮다의 중간. 재료 반복하면 어떠리, 그릇 디테일 좀 눈감으면 어떠리. 좀 달면 어떠리. 전반적으로 동탄의 같은 급 스시야보다 스시의 질이 더 낫다. 여기 긴장해야 할 듯.
스시 코호시
경기 화성시 동탄반석로 172 동탄 파라곤 2층 22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