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먼츠 필요없는, 두 달 드라이에이징 암소한우 티본 스테이크 오륙년전 부여의 본점에서 인상적인 등심을 맛 본 적 있다. 강남역에 분점이 있을 줄이야. 드라이에이징 한우를 내는 대표적 식당 중 하나. 60일 발효숙성한 티본을 맛 보았다. 발효숙성한 쇠고기는 이력이 자세히 붙어서 언제 도축하고 얼만큼 숙성해 언제 생산했는지 레이블에 적혀 있다. 고기는 검붉고 조직이 물기없이 단단해 보인다. 그만큼 농축된 육질. 4만/100그람. 750그람 덩어리. 숯불에 통째로 올려 뒤집어 가며 굽다가 안심 부위를 떼어내어 구워 잘라 서빙해 준다. 그릴 위에 환기통이 없다. 천정에 있는 환풍구가 전부. 기름이 떨어지지 않으니 연기가 거의 나지 않는다. 잘 구운 두달 숙성 안심 한 점. 아미노산 덩어리. 감칠 맛이 난다. 그렇지않아도 부드러운 부위. 포터하우스가 아니라 안심 부위가 많지 않은 게 유일한 흠이다. 두 점 씩 네 명에게 돌아간다. 다음은 등심. 넉넉한 볼륨. 척추의 횡돌기에서 발라내어 길게 두 토막 내어 뒤집어 가며 굽는다. 희안하게 연기가 하나도 나지 않는다. 복사열로 그릴마크를 내며 굽는다. 등심에도 마블링은 거의 보이지 않고 숙성되어 검붉은 단면. 보기에도 촉촉해 보인다. 이 등심 맛이 기막히다. 오로지 감칠 맛나는 근육. 질긴 힘줄이나 근막 전혀 없다. 건조로 손실되는 양을 충분히 커버하는 맛이다. 핏물이 배어 나오는 질긴 스테이크는 잊는다. 이 고기에는 컨디먼츠가 필요 없다. 손도 안 댔다. 고기맛이 좋아 건조숙성한 등심도 하나 더 시켜 맛보다. 역시 드라이에이징의 풍미는 발군이다. 여기엔 와인도 좋았지만 위스키. 이날은 버번이 단연 조연 중의 조연이 되었다. 웰빙 스펠링에 빵터짐! 부여에 간다면 꼭 본점에 들리리라. 최고의 드라이에이징 포터하우스를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서동한우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74길 29 서초파라곤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