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정역 앞 중식당 웬만한 도시에는 인기있는 중식당 하나 쯤은 있다. 덕정역 바로 건너 오십년 넘은 중국집. 입구는 좁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곳곳에 방이 있어 넓다. 점심시간엔 대기나 합석하기 일쑤라 한다. 팔보채와 깐풍기 주문. 이젠 좀처럼 보기힘든 사이즈의 큰 접시에 담아내 온다. 팔보채는 양이 많고 재료도 넉넉히 넣어 다섯이 나누어도 남는다. 깐풍기는 닭토막 사이즈를 작게하고 약간 칼칼할 정도로 볶았다. 요리 두 가지 나눠 먹으니 허기가 금새 해결된다. 가격도 좋다. 식사로 이집에서 인기있다는 삼선간짜장으로 통일. 나온걸 보니 면위에 계란후라이 올려져 있고 따론 낸 소스가 큼직한 그릇에 담겨져 있다. 첫눈에 흥건한 물. 이건 간짜장이 아니라 짜장면인데? 삼선짜장이다. 물어보니 삼선은 짜장 간짜장이 따로 없다고 한다. 그건 삼선간짜장은 바로 볶지 않는다는 뜻. 전분은 없이 볶았지만 이건 건짜장이 아니다. 이름을 제대로 써야 한다. 수저로 건더기만 건져 면위에 올려 비벼 먹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바로 볶은 되직한 간짜장 맛은 느낄 수 없다. 차라리 그냥 간짜장을 시키는건데. 삼선이 들어갔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짜파게티 물조절에 실패해 흥건해진 면 건져 먹는 기분. 야채니 새우니 멍텅구리 많이 들어가도 농도 조절에 실패한 간짜장은 오히려 물과 전분 넣고 볶은 짜장면만도 못하다. 메뉴 통일이 패착이다. 여럿이 가서 여러 메뉴를 시켜 맛보는 즐거움이 있는데, 식사를 한 메뉴로 통일하는 건 좀 위험하다. 식사도 여러가지로 나누어 맛보는 게 유리하다. 하긴 돈내는 사람 마음이긴 하지만. 이젠 친구들이 모두 은퇴하니 대낮에 모여 한 차로 점심 투어를 갈 수 있게 되었다. 단풍놀이겸. 현직일 때는 꿈도 못꾸던. 서울 근교의 맛집들도 둘러 볼 수 있게 되었으니 친구들과 함께 누리는 즐거움이 크다. 건짜장이면 어떻고 물간짜장이면 어떠랴.
덕화원
경기 양주시 덕정길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