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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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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홍등 아래의 식사 눈으로 먼저 먹는다는 말. 새로운 경험과 아름다운 프리젠테이션을 처음으로 담당하는 뇌신경. 시각. 보암직해야 먹음직하다. 재료가 가진, 음식이 가진 색깔의 조화 중요하다. 지혜로운 선조들은 음식의 오방색도 알았다. 핑크빛 하트 네온사인은 모든 음식과 사람을 분홍색으로 덧씌운다. 분위기도 핑크빛. 음식의 색깔을 감춘다. 식사에 동원되는 첫 기능 시각을 왜곡한다. 식욕과 음식맛에 영향을 준다. 하필 이 테이블 위에 떡하고 버티는 분홍하트. 하클렛 치즈와 트러플로 만든 글레이즈드 브리오슈. 영국에서 참 많이 먹는 스카치에그. 다진 고기 대신에 케첩으로 버무린 초리조로 감싸 튀긴 계란요리. 구운 컬리플라워와 로메스코소스. 검은 뇨끼와 문어. 돼지뼈등심을 바삭하게 튀겨 케이퍼스와 겨자 올린 포크밀라네제. 염소치즈와 호주산와규로 만든 라구파스타. 가져간 와인도 색깔을 볼 수 없으니 맛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아. 시각은 중요하다. 맛 본 시그니쳐들은 대체로 맛있다. 최근의 물가를 반영한 결과이겠지만 가성비는 그리 좋지 않아 보인다. 과거의 메뉴를 보니 메뉴 수도 많이 정리 해 줄인 것 같다. 다음엔 날씨 풀린 후 테라스 자리에 앉을 일이다. 한동안 신선하게 보였던 노출 콘크리트벽 이젠 좀 무성의 해 보인다.

메종 앙티브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27가길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