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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창
추천해요
2년

부산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서울보다 날씨가 온화한 부산에 가면 대개 운동을 두 번 한다. 귀경하는 날 운동은 아침 일찍 하고 오후 귀경 기차표를 미리 준비한다. 토요일의 부산의 교통이라는 것이 참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라, 운동 마치고 골프장 근처에서 식사 보다는 아무래도 부산역 부근에 미리 도착하여 역 인근에서의 식사가 여유롭고 마음이 편하다. 부산역 근처에서 제일 선호하는 식당. 뜨끈한 돼지국밥, 맑은 국물이 참 좋다. 차시간이 빠듯하면 국밥만, 좀 여유있으면 수육도 시킨다. 정식은 고기를 따로, 국물을 따로 준다. 일반적인 ‘섞어’가 디폴트가 아니고 ‘고기만’이 이 집 국밥의 디폴트인 점이 순대국과 다른 점이다. 맑게 끓인 돼지국. 억세 보이는 부추를 한 웅큼 넣고, 국밥에 든 다대기 뭉터기를 잠시 꺼내 두었다가 반쯤 먹다 풀어도 좋다. 빨간 국물 부은 깍두기와 농익은 배추김치들은 조연 같은 주연이다. 국에 든 부속 고기들은 폐와 간 만 없고 귀, 오소리감투 등 다 보인다. 속이 스르르 풀린다. 편안해 지고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효과도 있다. 신기하네. 맑은 국이 위장을 거쳐 혈관 속으로 타고 든다. 네 명이 수육 중자 하나로 충분히 나눈다. 수육은 얇게 썰어 가지런히 놓았고 생긴 모양으로 미루어 삼겹살과 등심덧살 처럼 보였다. 확인은 하지 못했다. 순댓국집이 아닌데도 수육이나 국밥에 넣은 순대가 참 실하고 맛있다. 이 식당 근처에 국밥집이 많음에도 줄을 길게 서기도 한다. 알고 보니 부산 각 구에 이 국밥집이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 귀경길도 식후경이다. 특히 이렇게 전국의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추운 계절에는 이 식당이 더욱 제격이다.

신창국밥

부산 동구 중앙대로214번길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