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티본스테이크를 만나다 휴135도 가 보고 서동한우도 부여 본점, 강남점 등 한다 하는 집 거의 다 가 봤지만 국내 어느 곳에서도 맛 보지 못 한 진한 육향 풍기는 티본스테이크를 이 곳에서 만났다. 운명처럼. 근사한 스테이크 하우스가 아니라 정다운 정육식당. 시뻘건 등이 켜진 길가에 면한 냉장고에서 먹고 싶은 고기를 골라 스태프에게 건네면 초벌구이 해다 자리로 가져다 준다. 그릴마크 살짝 내고 안심과 등심 따로 척추의 횡돌기에서 분리해 먹기 좋은 크기로 가지런히 썰어 담아 온다. 감태와 새송이에 눈길 줄 필요없다. 숯불에 하나씩 올려 미디엄래어로 구워 한 입 크기로 썰어 입 안에 넣어 보라. 두꺼워도 스르르 녹는다. 아이스크림처럼 녹아 없어진다. 이거 마구로야? 안심 먼저 먹고 등심을 먹는다. 티본의 이런 등심 맛 본 기억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울프강? 구스테이크? 비엘티? 다 이 집보다 한 수 아래다. 비빔국수, 티본 넣고 끓인 라면, 된장찌개 다 사족이다. 미역국 맛있어도 이걸로 배채우지 않아야 한다. 사이드는 먹어도 좋고 안 먹어도 좋다. 오직 고기맛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충북 음성 한우 투뿔. 전혀 다른 차원의 쇠고기를 맛 본다. 아주 좋은 가격에 맛난 고기를 양껏 맛 볼 수 있다. 티본 2만/100그람. 행복이 아니고 무엇이리. 맛난 티본 고르려면 일찍 가야 한다. 자리 예약은 물론이고. 코키지도 저렴해 금상첨화다. 다음 주에 또 간다. 그 다음 주에도 또 간다. 쇠고기 좋아하는 분들 함 꼭 가보시길. 아마로네 같은 진한 와인 한 병 씩 차고. 꼬릿한 싱글몰트 위스키도 좋은 매칭인데 소주만은 피하시라. 육향이 진하니까. 나만 알고 싶은 집이다. 드라이에이징 티본은 반드시 미리 예약해야 한다. 운이 좋아 작업한 날 가면 예약 없이도 먹을 수 있으나 수량이 매우 한정되어 맛보기 대체로 어렵다.
소우리
서울 송파구 오금로46길 2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