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는 확실한 행복 드라이에이징 90일 티본의 풍미는 에이징으로 인한 중량의 감소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에이징 후의 안심은 참 볼품없이 쪼그라 드는데 그래도 두툼한 부위를 잘 빼 주었다. 참으로 귀한 부위니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약간 노란색을 띄는 지방. 촉촉하게 숙성된 건조숙성 안심. 아마 이정도 크기라면 포터하우스 부위일 것이다. 드라이에이징 안심은 쇠고기 중 가장 가격이 높은 부분이다. 넷이서 두세점씩. 하나는 그대로 하나는 소금으로. 독특한 견과의 내음. 못 잊을 맛. 드라이에이징 등심은 반으로 나누어 굽는다. 행여 오버쿡 할까봐. 안심보다 기름의 풍미가 더하다. 아마로네와 입속에서 섞이면 최고의 조합이 된다. 한 점 한 점이 다 예술이다. 근 백일 동안 아미노산으로 부서져 내린 프로틴. 육즙보다는 향이다. 드라이에이징은 숙성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맛이 좀 다르지만 이 식당의 생등심의 퀄리티는 거의 일정하다. 마블링이 고루 퍼진 신선한 연분홍. 고혹적인 자태다. 결 반대로 길이로 썰고, 돌려 가며 익혀 먹기 좋은 한 입 크기로 식객들의 입맛 평정한다. 이 집의 치맛살을 보라. 마블링과 선도에서 다른 식당의 채끝이나 꽃등심 못지 않다. 그러니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소우리는 확정적 행복이다.
소우리
서울 송파구 오금로46길 2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