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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창
추천해요
1년

건조숙성의 끝과 신선함의 끝 가장 오래된 건조 숙성 120일의 한우 티본. 넉 달의 기다림. 시간과 기다림이 만들어 낸 풍미를 맛보다. 촉촉한 표면으로 나타난 난숙의 표시와 그 증거. 안심 먼저 구워 한 점씩. 일행 여섯명의 표정들이 압권이다. 완전히 다른 쇠고기 맛이네요. 감탄의 연발. 두 점 이상 먹을 수 없는게 다만 아쉬운 점이다. 120일 건조숙성의 등심은 견과류의 향이 나며 진하다. 육즙은 없지만 혀 위에서 부드럽게 녹아 내린다. 넉달 기다린 건조숙성의 힘이다. 감태가 제공되지만 싸먹어 감태 맛을 고기에 섞기 아까울 정도다. 숙성 티본이 녹진함의 끝이라면 횡격막살인 안창살은 신선함의 끝이다. 바로 아래층 작업실에서 안창 한 쪽 전체를 떼어와 보여 준다. 안창은 역시 앞쪽의 두꺼운 부분이어야 제 맛. 단면을 자르면 비행기 날개의 단면처럼 생긴 안창의 최고 부위. 구워 결 직각으로 썰어 맛 본다. 육향. 내장근육의 맛. 백주 생각. 어제 흑돼지를 한 마리 샀다고 맛배기로 보여 준 돼지의 젖 유퉁, 소의 차돌근처인 가슴 앞쪽의 대흉근 부위 마구리, 돼지의 깊은 목살 제비추리, 껍질 붙은 광경근 항정살, 돼지의 횡경막살인 갈매기살을 맛보게 해 준 저녁. 호사 중의 호사이자 교육과 배움. 혀 위에서 춤추는 맛의 향연. 한태중 사장은 직접 돼지고기 부위의 그 다양한 식감과 맛의 세계를 펼쳐 보였다. 그의 레퍼트와는 어디까지 인가. 이제 숙성돼지고기를 맛 볼 차례다.

소우리

서울 송파구 오금로46길 2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