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면후주와 광평의 갈비 선주후면이란 술을 먼저 즐긴 다음 면을 먹는다는 것인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틀리는 건 아니다. 선면후주면 어떻고 선주후주, 선면후면이면 어떠랴. 맛있게 먹으면 그만이다. 냉면집에 가면 늘 골동면이나 비빔도 먹고 싶고, 냉면도 먹고 싶은게 식객들의 욕심. 허나 하나만 골라야 하는게 갈등이다. 중국집에 가서 짜장과 짬뽕 중간에서 고민하듯이. 중국집의 짬짜면처럼 냉면집에도 물비냉면이 반반씩 있으면 좋겠다. 혼자 가면 할 수 없으나 여럿이 가면 여러 냉면을 골고루 맛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육수없는 비빔면을 첫 안주로 시키는 것이다. 육수가 없어도 비빔냉면은 간이 세서 안주로 적절치 않으므로 양념이 자극적이지 않은 들기름비빔면이나 골동면을 한 그릇 시켜 안주로 나누어 먹는 것. 최고의 스타터가 된다. 잘 비벼 적당히 배분하면 소주든 와인이든 찰떡궁합. 의외로 기막힌 안주가 된다. 선면후주가 되는 것이다. 고기를 좀 먹은 다음 나중에 식사용 면은 각자 기호에 따라 따로 시켜 먹고. 면을 안주 삼으니 안주값도 절약되고 일석이조다. 광평은 맛돈으로 이름이 났고 대부분 손님들이 맛돈을 시켜 굽지만 소갈비도 꽤 좋다. 은근한 숯불에 적당히 스을쩍 구워 뜨거울 때 한 점 먹으면 돼지고기를 잊는다. 칼집을 넣은 부드러운 쇠갈비. 맛돈이 물리면 바꾸어 볼 만하다. 울릉의 스테이크보다 훨씬 낫다. 좋은 재료로 만드는 젓갈과 늘 일정한 익힘의 다양한 김치맛은 두 말이 필요 없이 또 다른 광평의 매력이다. 오늘 또 간다. 선면중주후면 하러.
광평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106길 45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