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한 복사열로 굽는 금태 사랑은 은근히 점점 갈수록 뜨거워지는 것이 좋듯이, 구이도 은근한 불에 오래 굽는 것이 맛이 좋다. 직화에 후다닥 구우면 자칫 태우기 십상. 사랑도 갑자기 뜨거우면 다 타버리고 데기 쉽다. 이로리야키는 바닥을 네모나게 파고 모래바닥에 놓은 화로를 이용해 굽는 요리. 이 식당의 화로는 바닥에 있지 않고 벽돌을 쌓아 그 위에 올려 놓았다. 철근으로 원통을 만들고 비장탄 숯을 피워 가득 채워 넣고 둘레에 꼬치에 꽂은 생선이나 고기 등을 구워 먹는다. 금태구이가 대표적인 이로리야키 메뉴다. 금태는 보통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이 집의 금태 참 크다. 한 마리를 둘이 나눠 먹는다. 껍질에 탄 부분 없고 바삭한 껍질을 열면 김이 모락모락나는 뜨거운 흰 살이 촉촉한 자태를 뽐낸다. 입 속에서 포슬하다. 금태의 최고 요리법. 그 이외의 이로리화로를 이용한 구이는 삼치솥밥을 맛보았다. 삼치를 복사열로 잘 구워 솥밥 위에 얹고 치즈를 스프링클 한 후 잘게 생선을 부셔서 밥과 섞어낸다. 탄내 하나 없다. 쫄복 가라아게는 쫄복 치고는 큼직. 쫄복이 아닌 참복새끼일 듯 하다. 일찍 도착해 생맥을 한 잔 시키고 야키도리를 따로 주문했는데 이건 이로리에 굽지 않고 옆에 놓인 화로 위에 올려 복사열에 직화를 더해 구워 냈다. 첫 방문이라 코스를 주문해 여러 가지 고루 맛보았는데 코스는 한 번으로 족하고 다음에는 이로리야키를 주로 하여 주문할 듯하다. 특히 천장에 잘 말려둔 반건조우럭이 식사 내내 우리를 유혹했다. 꼬릿한 냄새로. 장어, 이베리코, 통오징어, 우럭 이런게 궁금하다.
로바타 라이브라
서울 강남구 선릉로148길 5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