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최은창
3.5
5개월

은근한 복사열로 굽는 금태 사랑은 은근히 점점 갈수록 뜨거워지는 것이 좋듯이, 구이도 은근한 불에 오래 굽는 것이 맛이 좋다. 직화에 후다닥 구우면 자칫 태우기 십상. 사랑도 갑자기 뜨거우면 다 타버리고 데기 쉽다. 이로리야키는 바닥을 네모나게 파고 모래바닥에 놓은 화로를 이용해 굽는 요리. 이 식당의 화로는 바닥에 있지 않고 벽돌을 쌓아 그 위에 올려 놓았다. 철근으로 원통을 만들고 비장탄 숯을 피워 가득 채워 넣고 둘레에 꼬치에 꽂은 생선이나 고기 등을 구워 먹는다. 금태구이가 대표적인 이로리야키 메뉴다. 금태는 보통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이 집의 금태 참 크다. 한 마리를 둘이 나눠 먹는다. 껍질에 탄 부분 없고 바삭한 껍질을 열면 김이 모락모락나는 뜨거운 흰 살이 촉촉한 자태를 뽐낸다. 입 속에서 포슬하다. 금태의 최고 요리법. 그 이외의 이로리화로를 이용한 구이는 삼치솥밥을 맛보았다. 삼치를 복사열로 잘 구워 솥밥 위에 얹고 치즈를 스프링클 한 후 잘게 생선을 부셔서 밥과 섞어낸다. 탄내 하나 없다. 쫄복 가라아게는 쫄복 치고는 큼직. 쫄복이 아닌 참복새끼일 듯 하다. 일찍 도착해 생맥을 한 잔 시키고 야키도리를 따로 주문했는데 이건 이로리에 굽지 않고 옆에 놓인 화로 위에 올려 복사열에 직화를 더해 구워 냈다. 첫 방문이라 코스를 주문해 여러 가지 고루 맛보았는데 코스는 한 번으로 족하고 다음에는 이로리야키를 주로 하여 주문할 듯하다. 특히 천장에 잘 말려둔 반건조우럭이 식사 내내 우리를 유혹했다. 꼬릿한 냄새로. 장어, 이베리코, 통오징어, 우럭 이런게 궁금하다.

로바타 라이브라

서울 강남구 선릉로148길 5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