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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의 이태리 와이너리 청담동에 베네베네를 운영하는 대표의 을지로 식당. 명보극장이 있던 5거리 큰 길가에 통창으로 실내가 밖으로, 밖이 실내로 하나가 된 듯하다. 공사하다 마무리가 안 된 듯한 자연스런 빈티지룩 같은 실내. 청바지를 찢어논 듯 건물기둥과 벽을 찢어 놓았다. 맥주는 없고 와인이 있다. 와인만 있다. 거의 이태리 와인만 있다. 계단을 통해 내려간 지하에 한 벽을 차지하는 와인 셀러가 있는데 여기서 골라 열어 마시면 된다. 오직 이 곳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대표가 이태리에 가서 골라 직수입한 와인들이 이 와이너리의 큰 강점. 지하에도 5-6명 앉을 수 있는 아늑한 테이블 공간이 있다. 음식은 물론 이탈리안. 베네베네도 그렇듯 식재료 자연의 맛을 최대한 살려 와인의 시음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듯하다. 그래서 이름도 리스토란테나 뜨라또리아가 아니라 와이너리일 것이다. 와인을 마시기 위해 간단한 음식을 곁들이는. 제철 굴사시미엔 올리브오일을 콸콸 쏟아 부어 상큼한 굴에 고소함을 더 한다. 샴페인과 어찌 아니 어울릴까. 막내의 생일 축하로 이만한 건배 조합도 없다. 돼지고기 구이도 양념을 최소로 절제해 구워 낸다. 와인이 주연이니까. 샴페인이 좀 남았지만 돼지고기가 나오니 골랐던 그레코네로 레드를 내 준다. 이태리의 물건 만드는 재주. 서양의 일본 같다. 하몽과 모짜렐라에는 좀 더 스파이시한 올리브 오일을 붓는다. 마가리타피자는 도우의 맛을 넘지 않도록 토핑을 잘 조절한다. 와인을 한껏 즐기라는 듯. 선술집에서 잔소주를 팔듯, 하우스와인도 잔으로 즐길 수 있다. 퇴근하다 올리브에 와인한 잔 하고 갈 수 있는 집. 내 직장 근처에 있으면 좋겠다. 디저트로 주문한 레몬피자. 꿀이 뚝뚝 넘치는 데 꼭 이날 저녁 식사 같았다. 대표는 샴페인을 따르면서 이렇게 말했다. ‘매일 이런 것만 마시고 살면 좋겠어요.’ 나는 매일이 어제 저녁 같았으면 좋겠다. 막내야 생일 축하한다. 많이 사랑하고 크게 축복한다.

을지로 와이너리

서울 중구 마른내로 40 1층

Luscious.K

친구집에 초대받아 노는 파티 같아요 ㅎㅎ 막내님 생일도 축하드립니다.

최은창

@marious 맞아요. 푸근한 분위기와 음식 그리고 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