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 -음식을 매개로 한 사교모임- 오직 숯불과 오븐으로만 하는 스페인 바스크 지방 요리 광어를 회로만 먹었다면 광어의 맛을 반만 아는 것이다. 숯불로 구운 광어요리. 로다바요. 원초적 불맛. 엘초코의 핵심이다. 광어를 노릇하게 구워 올리브오일 뿌리고 구운 통마늘과 피망을 얹는다. 희고 흰 살은 껍질에 갇힌 채 구워져 촉촉하고 크리미하고 불맛 머금은 바삭한 껍데기와 함께 입에 넣으면 그야말로 입 속의 바스크다. 인구당 미술랭별이 가장 많다는 바스크. 광어 접시는 꼬리만 남았다. 이런 광어요리 접시를 본 적 있는가. 로다바요와 짝을 이루는 숯불요리는 출레톤. 왕갈비 숯불구이. 갈빗대가 붙은 등심을 숯불에 굽고 오븐에서 마무리하여 낸다. Delicious rare. 육즙을 그득히 가두고 숯불향을 입힌 궁극의 등심구이요리다. 고수 넣은 치미추리소스와 양파다짐은 출레톤을 확실하게 미각중추에 각인시킨다. 로다바요는 브뤼와 출레톤은 탬프라니요와 혀 위에서 그리고 코 끝에서 플라멩고를 추었다. 숯불로 구운 전복요리, 숯불로 구운 브리치즈, 숯불로 구운 오징어요리. 이렇게 숯불로 모든 요리를 마무리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과시한다.식전 빵조차 숯불에 구워낸다. 올리브와 토마토와 하몽은 후순위로 처진다. 엘초코. 8명이 들어갈 수 있는 청록색 배경의 아늑한 원탁 룸은 바스크 음식을 매개로 한 훌륭한 생일모임이 되었다.
엘초코 데 떼레노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73 성아맨숀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