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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창

추천해요

3년

Nordic cuisine in Seoul. Korean Nomad—Komad. 입구에 불쑥 나타난 사슴의 멋진 뿔난 대가리가 북구를 알린다. 올라가는 계단엔 금색 사슴이 반겨 주고. 식당 문을 열 때 쯤은 이미 노르딕에 와 있게 된다. Reminds 킹스맨의 Dalmore. 노르딕 퀴진의 특징을 물으니 쉐프의 대답은 유제품이 풍부하며 자연 재료를 즐긴다 한다. 첫 방문이라 모두 테이스팅 코스. 1. 과자에 얹은 고등어빠떼. 빠떼인데 표면이 무르지 않고 꾸덕한 식감인데 바로 바다를 입에 넣어 주었다. 자연히 와인을 부르게 되고 이어 감자뢰스티는 아삭하고 속은 고소하다. 캐비어 계란찜. 표현이 모자란다. 독창적인 조합으로 쉐프의 내공을 자랑한다. 한 번도 맛 본 기억이 없는 아무즈 뷰슈의 잽들이 날아 들었다. 2. 진을 넣어 함께 염장했다는 연어를 잘게 다지고 홀스래디쉬 소스를 섞어 먹는 상큼한 요리로 식욕을 돋우었다. 식초를 잘 쓴다. 3. 네 가지 버섯이 들어간 따뜻한 버섯스프. 트러플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향기롭고 진한 버섯향의 스프로 위벽을 코팅한다. 어떤 버섯인지 참 궁금하다. 4. 요거트폼에 찍어 먹는 다양한 신선 채소로 분위기를 바꾸었는데 모든 채소는 쉐프가 직접 재배한 재료라 한다. 얇게 저며 내었다. 야채라기보다 요거트거품을 찍어 먹는 도구 같았다. 5. 캐비어가 들어간 가다랑어 버터소스를 얹은 관자와 뇨끼. 5. 조청으로 조리한 오리가슴살과 샐러리 퓨레. 부드러운 가슴살과 소스를 머금은 껍질. 관자와 오리 둘 중 하나를 고르기 참 어렵다. 6. 크뢰케브뢰드 스웨덴 전통 맥주빵은 촉촉한데 다시마 버터를 곁들이니 더 풍미가 가득했고 7. 구지뽕으로 만든 셔벳으로 입안을 정리한 다음 메인을 기다린다. 8. 이베리코 플루마. 바삭한 표면에 사과잼을 발라 먹는 신선한 조합. 이베리코를 요리하는 방법은 쉐프 수 만큼 다양하다. 8. 소고기 뽈살과 레드와인 소스. 샬롯과 감자 퓨레. 부드럽게 찢어 익힌다음 네모 모양으로 내었다. 이 선택도 무척 어렵다. 9. 얼음 위에 올린 샤인머스켓 한 알로 정신 차리고. 10. 후식으로 초콜릿 크림 브륄레와 계피 향 머래, 트러플 꿀 크림 그리고 커피로 마무리 했다. 맛으로 표현하려고 하는 쉐프의 한 폭의 그림, 한 편의 교향시 같은 연주를 느끼기 위해 우리들의 7,9,10 뇌신경을 총동원했다. 어떤 재료를 어떻게 조리하고 어떻게 조합하여 이런 맛을 낼까. 최대한 기억하기 위해 애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표현하려는 것은 무엇이고 그가 주장하려는 것은 무엇일까. 이런 요리를 만나면 혀가 아니라 지적 호기심을 동원하여야 하였다. 참 맛있는 훌륭한 코스였다. 바람 부는 추운 날의 한남동은 코마드의 음식으로 스톡홀름 어디가 되었다. 밤이 깊은 줄 모르는 맛의 향연. 두 시간 반도 짧은 식사. 같이 한 친구들 모두는 이 북구 식당에 다시 오기로 무언의 약속을 하고 있었다.

코마드

서울 용산구 대사관로31길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