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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창
추천해요
5년

잠실의 새로운 초밥 맡김차림 식당. 참치 먹물초밥 작년에 직장과 가까운 곳에 저녁 6만원의 오마카세로 방문했을 때 좋은 기억. 잠실 삼전동으로 이전해서 올 7월 오픈. 이전 후 첫 방문. 프렌치를 하신 이력으로 비스크소스를 넣은 계란찜. 새우살과 계란찜 사이에서 향긋한 비스크소스의 중매. 창의적이다. 오징어 먹물 쓰기를 즐겨 갑오징어도 오직 오징어먹물과 사케로만 익혀 녹진한 감칠 맛을 이끌어낸다. 맛있지만 먹물오징어 먹을 때 미소는 금물. 츠마미는 세가지. 광어. 방어 그리고 전갱이. 광어는 어슷하고 길게, 방어는 도톰하고 각지게, 전갱이는 큼직하게 썰어 마름모꼴 접시에 담아낸다. 아무리 점심이라도 기름진 겨울생선들은 맥주를 즉시 소환한다. 편백이 아닌 월넛으로 식탁의 분위기를 들뜨지 않게 하고 벽은 호두나무 보색인 청록색으로 둘러 아담하고 우아한 공간을 연출한 것도 오너쉐프의 솜씨. 음식 못지않게 중요한 그릇과 식기 등도 튀지 않게 식당과 잘 어울리도록 일본에서 직접 구매한 안사장의 눈썰미. 부창부수다. 부부의 안목을 높이 산다. 쉐프는 음식으로 말하고 식당은 분위기로 말한다. 초밥은 돌가자미로 들어가서 자연산 능성어, 광어, 학꽁치를 낸 다음 된장국으로 시로미의 단락을 짓는다. 학꽁치 단아하고 좋다. 본격적인 히까리모노의 악장은 방어, 참치등살, 참치뱃살, 관자, 단새우성게알, 고등어, 장어 순으로 맛의 사계절을 펼치다가, 따뜻하고 우아한 메밀면과 폭신한 교꾸로 마지막 단락을 맺는다. 우유푸딩은 방점. 행복한 초겨울의 점심이다. 독특하게 참치초밥 두 점은 오징어먹물을 섞은 초밥을 쓴다. 먹물의 효과를 물어보니 먹물이 밥알 사이에서 진한 맛을 이끌어 낸다고 하는데, 그래서 기름진 참치살에만 쓴다고 한다. 작년에도 맛 본 적 있는, 독창적 시도의 좋았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다. 점심 맡김차림 6의 만족한 식사였는데 점심임에도 만석이었다. 디저트스푼의 하시오끼가 이 날의 스시처럼 빛났다.

코스모 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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