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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5.0
1개월

달팽이라는 뜻, 가타쯔무리. 나는 예전부터 자주 가는 편이지만 최근 유명한 리뷰어? 뭐 암튼 그런 사람이 소개한 이후로는 웨이팅을 더 심하게 해야 하는 가게가 된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슬프다. 하지만 가게는 늘 그 자리에서 묵묵히 재즈와 함께 반죽이 된다. 재즈를 아주아주 좋아하는 사장님(특히 내가 추측하기엔 왠지 히밥, 쿨재즈 중심)의 리듬이, 불규칙하고 달팽이 같은 가타쯔무리만의 손반죽 우동에 반영이 되어있다. 기계로 접고 접어 글루텐 탄성이 오버되어 딱딱해지고 툭툭 끊기는 그런 면발이 아니다. 온전히 손반죽만으로 만들어진 면만이 가질 수 있는 그 고풍스러운 촉감이다. 내가 갖는 이 가게(가타쯔무리, 달팽이) 키워드는 바로 그 달팽이 같은 촉감이다. 면의 재료는 우리 밀. 우리 밀은 제분하고 보관 기간이 짧고 푸드 마일리지(유통 거리)가 짧기에 수분률이 일반적인 밀가루와는 다르다. 일반적인 수입 밀과는 다루는 방법도 다르며 글루텐 잡히는 것도 쉽지 않다. 특히 손과 발로 반죽하는 우동은? 말해 뭐해. 그냥 노동이다. 쌩 노동. 사장님 몸이 두 개가 되면 저녁 영업 가능하지만, 저녁까지 하면 사람 죽는다. 그러니 아쉬움은 우리들 마음속에만 담자. 우동면은 숙성도 중요해서 바로 반죽하고 바로 제면하는 게 아니다. 암튼 시간도 걸리고 힘들고…아마도 점심 장사 끝나시면 좀 쉬시고 바로 다음 날 반죽 들어가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무수히 많고 많은 정교한 우동집들이 즐비한 가운데, 오랫동안 건강히, 장사 아닌 요리를 하시기를 바란다. * 나는 항상 붓카케 냉과 미역귀, 돼지고기볶음, 곱빼기를 주문한다. 먼저 우동 국물을 맛보고 면을 한 가닥 감상한다. 불규칙함을 천천히 느껴보자. 그리고 튀김가루, 레몬 생강을 넣고 즐기다가 지루할 때 미역귀와 함께 먹는다. 그러다 혀가 무뎌지면 그제야 돼지고기를 먹는다. 하여튼 돼지고기 미역귀는 필수!

가타쯔무리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길 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