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안쪽에 숨겨진 아늑한 공간. “여기 맞아?”를 외치다 보면 도착하게 되는 곳이다. 예약 후에 방문했는데 비 오는 주말 저녁이라 그런지 손님이 없었다. 프라이빗한 식사 느낌이라 오히려 좋아- 풍성한 구성의 산뜻한 샐러드, 포슬한 뇨끼, 달큰새콤한 아마트리치아나, 감칠맛과 담백함이 공존하는 라구 볼로네제, 치즈향 가득한 콰트로 포르마지 피자, 상큼 담백한 마르게리따. 전반적으로 간이 세지 않아 원재료의 풍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사장님 혼자서 모든 요리를 만들고 서빙까지 하시기에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하다. 또한 기본기가 탄탄한 식당임은 분명하지만, 선명한 맛을 선호하는 부모님께선 무난하다는 평을 남기신 걸로 미루어볼 때 강한 맛과 향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다소 밍밍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성신여대에 이 정도 가격에 이런 맛을 내는 식당이 있다는 건 참 다행인 일이다. 먼 곳에서 굳이 찾아올 가치가 있다고는 못 하겠지만, 성북구에서 특별한 시간을 가지고 싶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곳이다.
오르비에토
서울 성북구 보문로32길 96 1층 10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