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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니이
추천해요
2년

미식으로 느끼는 패션!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 요즈음 브랜드들이 미식과 결합하여 선보이는 공간이 늘어나고 있죠. 한남동 구찌가옥의 6층에 있는 구찌 오스테리아가 그 중 가장 주목받는 공간입니다. 서울 지점은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오픈했대요. 내부 인테리어와 웨이터의 착장, 메뉴판까지 누가 봐도 구찌스럽다고 말할 듯 한 공간입니다. 그린 컬러를 메인으로 했고, 르네상스 컨셉으로 벽면에 새겨진 글귀는 로렌초 디 메디치 (그 메디치 맞음!)의 <일곱 행성의 노래> 가사를 새겼어요. 피렌체를 본거지로 한 구찌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듯 해요. 식기 역시 오스테리아에서만 볼 수 있어 더욱 특별하고, 천장의 별 모양 조명이 디쉬에 비치는데 음식을 완성해주는 느낌이라 참 예뻐요. 테라스도 아름다운데 날씨 영향이 큰 듯 보이고, 홀이 넓지 않아서 시끄러운 분위기인 것이 아쉽네요. 메뉴는 마시모 보투라 셰프가 한국의 아이덴티티를 담아 개발해, 시그니처인 토르텔리니와 에밀리아 버거 외의 메인은 오직 이 곳에서만 맛 볼 수 있어요. 한우나 단품 메뉴의 김, 삼치 같은 식재료의 사용도 그렇고, 셰프들도 한국 셰프와 이탈리아 셰프가 함께 식당을 이끌도록 해 그 나라의 문화와 융합하는 모습이 돋보입니다. 시그니처 테이스팅 7코스로 주문. 먼저 스프와 아뮤즈부쉬로 시작됩니다. 에스프레소 잔에 나오는 스프는 따뜻하고 맑은 듯 보이나, 파르미지아노 치즈 풍미가 강해요. 먹다보면 토르텔리니가 하나 나오는데, 나중에 나오는 디쉬의 예고편같은 즐거운 요소! 치즈를 사용하고 남는 바깥 쪽 딱딱한 부분으로 만들었다고 해요. 포모도로 슈 역시 빵 생지 남은 것을 활용했는데, 셰프가 버려지는 식재료를 최소화하는 것을 추구한다고. 푹신한 식감과 토마토 크림이 기분 좋은 맛. 이어서 따끈한 포카치아와 사워도우, 그리시니가 나와요. 빵은 식은 뒤에 먹어 그런지 크게 인상적이진 않았어요. 빵과 함께 따라주는 올리브 오일이 아주 풀 향 토마토 풍미 가득해요. 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의 오일! 그리시니는 정말 제 어깨 길이와 맞먹도록 길고 얇고 바삭했는데 코스 중간에 흐름 끊기지 않게 먹기 좋아요. 코스의 처음은 <서울 가든>! 하나의 정원을 가져다 준 듯한 비주얼. 미니 로메인 사이사이에는 허브와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칩, 배와 감자로 만든 나비가 장식되어 있어요. 아삭한 로메인과 향긋한 허브, 발사믹의 조화. <파리나타>는 병아리콩으로 만든 이탈리아 스타일의 수수부꾸미 팬케이크. 토마토 콩피, 케이퍼 올리브 등이 들어갔고 디테일한 미니 채소들이 정말 예뻐요. 화려한 비주얼인데 맛도 쫄깃 새콤 고소하고, 뭔가 가장 한국스러웠던 디쉬. <토르텔리니>. 오스테리아의 시그니처 중 하나. 햄과 우둔살 등등 온갖 종류의 고기가 들어간 토르텔리니는 손가락 한 마디 정도로 작은 크기. 그치만 꾸덕 짭짤 꼬릿한 치즈 크림 소스가 더해져 엄청난 풍미를 자랑하네요. 토르텔리니 자체는 꼬들거리는 식감이라 더 좋았어요. 다 먹으면 숨겨져있던 토르텔리니 그림을 발견할 수 있음. 셰프의 할머니 레시피라고 하는데, 어느 나라던 할머니 음식 맛이 최고네요! <에밀리아 버거>. 두 번째 시그니처. (내가 원했던 게 이거잖아 !! 내가 보고싶었던 거 이거!) 로고를 프린트한 핑크 박스에 나오는 버거는 사진을 엄청나게 찍은 후 먹었는데도 극강의 고소함을 맛볼 수 있었어요. 한우와 코테키노 햄 등으로 구성된 패티를 살사 베르데, 발사믹 소스만 발라 번에 끼워낸 것. 가공된 맛으로 점철된 다른 버거들에 대항하는 느낌? 자연스러운 고소함과 부드러움이 좋았어요. 포토제닉한데 맛도 있고.. 시그니처 할 만 하다! <한우 56.7>. 채끝 살 중심을 56.7도로 익히는 것이 가장 맛있다는 셰프의 철학을 담은 스테이크. 달지 않은 호박 퓨레와 진한 맛의 대파 구이와 곁들여요. 육즙 가득하고 시즈닝 잘 된 촉촉한 스테이크는 더 설명할 말이 없네요. 게다가 한우. 더 맛있게 먹으려고 피노누아 글라스로 함께 마셨어요.. 최고. <스프리츠>. 상큼한 시트러스 과육에 더 상큼한 자몽 소르베, 배 칩을 올린 메뉴. 칩의 식감이 너무 바삭해서 뭔가 이질적이면서도 소르베가 맛있어서 좋았어요. 느끼한 메뉴들 다음, 리치한 디저트 나오기 전에 딱 상큼하게 입안을 정리해주는 역할이네요. <찰리 몰리>. 마시모 셰프는 모든 레스토랑에 귀여운 아들 찰리의 이름을 딴 메뉴를 두었다고 해요. 찰리 몰리는 아들이 좋아하는 헤이즐넛 무스와 초콜렛 젤라또 등을 이용한 디저트. 찰리 맛잘알! 세 가지 핑거푸드로 마무리해요. 상큼한 라즈베리 젤리와 라임 타르트, 헤이즐넛이 씹히는 초콜릿. 음식의 디테일한 비주얼과 맛, 코스의 스토리텔링, 직원들의 친절함, 공간이 주는 느낌까지! 이탈리아 여행한 듯한 기분이었어요. 추천!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23 6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