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올 때 중식 땡기면 늘 가는 걸리부. 매번 간짜장, 짬뽕, 고기튀김 정도만 시키는데 이번에는 오향장육을 시켜 먹어봤다. 내어준 보이차를 마시다보니 나오는 땅콩과 자차이. 여기 땅콩도 짜지 않고 자차이 신선하고 좋음. 일단 여기 면이 참 맛있다. 질깃하지 않고 쫄깃하고 신기하게 국물에 오래 놔둬도 늦게 불어서 좋음. 짬뽕은 국물이 감칠맛이 진한데 텁텁하지 않음. 채소가 많이 들어가서 그런건지 짬뽕이라기보단 진하고 시원한 탕 같기도. 간짜장은 이번에 먹진 않았지만 춘장의 텁텁함이 없어 입이 깔끔하다. 고기도 큼직, 익힘도 좋고 양파향과 식감이 살아있음. 탕수육 대신에 늘 먹는 고기튀김. 소자여도 양이 푸짐하다. 기름이 제대로 털려 나와 튀김인데도 신기하게 담백함. 튀김옷은 미묘한 바삭함 뒤에 오는 쫄깃함이 예술. 소금, 후추, 산초가루가 섞이 함께 나오는 소스에 찍어먹으면 맥주 뚝딱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오향장육은 파가득에 꼬들한 돼지고기, 거위알이 나오고 돼지고기 밑에 오이 탕탕이가 깔려 있다. 새콤한 소스와 고추기름 외에도 겨자소스 같은 것이 곁들여져 있는데 조화가 좋음. 고기도 맛있고. 다먹으면 파인애플 들어간 리치를 서비스 후식으로 주시는데 입이 깔끔해진다. 사장님의 접객도 훌륭하시고 브레이크 타임도 없으니, 연희동 중식과 낮술을 원하면 완전 추천.
걸리부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31 도원빌딩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