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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디트래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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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나이가 들면 입맛이 바뀐다는 말은 다 어른들이 흔히 말하는 ‘라떼는 말이야’ 류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십대 중반이 되면서 절대 바뀌지 않을 것만 같던 입맛이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을 보며 어른들의 말이 다 허울 뿐이지는 않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 평양냉면에 이어 내 입맛을 사로잡은건 이북식 손만둣국이다. 이 메뉴를 메인으로 하는 미필담은 합정에 갓 오픈한 가게로, 10명 남짓 채울 수 있는 다찌테이블 하나뿐인 작은 규모의 식당이지만 벌써부터 웨이팅이 생길 정도로 핫플이 되었다. (회전율이 느린 편은 아니라서 30분 안에는 입장이 가능할 것 같다.) 젊은 부부 사장님이 운영하는 곳인데, 이북식만둣국 밀키트로 시작했다가 반응이 좋아서 가게를 오픈한 것이라고 알려졌다. 시그니처 메뉴는 이북식 손만둣국과 등뼈 비지찌개. 두 메뉴가 가장 인기가 많고, 곁들임으로 녹두전도 많이들 시킨다. 이북식 손만둣국을 먹어본 건 이번이 두 번째인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설렁탕 느낌의 뽀얀 국물이 아닌 속이 비치는 맑은 육수라는 게 신기했다. 만둣국은 널찍하게 퍼진 큼지막한 만두 5개, 그리고 양지고기가 고명으로 조금 올라간 심플한 구성이다. 양지고기 육수로 낸 국물은 기름기 없이 투명했고, 맛은 삼삼하면서도 담백했다. 옆 테이블에서는 ‘건강한 맛’이라고 표현을 했지만, 그렇다기엔 그 심심함 안에 짭조름하면서도 오묘한 풍미가 미세하게 담겨 있었다. 약간 싱거운 듯 싶다가도 수저가 계속 국물로 향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만두를 먼저 다 먹은 후에 무료로 제공하는 공기밥을 받아서 국물에 말아먹으면 더욱 든든한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ℹ️ 맛: 4/5 가격: 이북식 손만둣국 11.0 등뼈 비지찌개 10.0 녹두전 7.0 ℹ️ 위치: 합정역 7번출구 웨이팅: 30분 이상 영업시간: 11:30am-8:30pm (Break time 2:30-5:30pm) 분위기: 아담한 다찌 식당 방문일: 2023.01.16

미필담

서울 마포구 성지3길 2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