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옥’으로 끝나지 않는 냉면집은 오랜만이다. 다른 유명한 가게들에 비해 살짝 인지도가 낮은 곳인 것 같긴 하나 평양 고려호텔 출신의 레시피를 재현한 곳이라는 정보를 듣고 살짝 기대가 되었다. 과거에 비해 맛이 변했다는 리뷰도 종종 보았는데, 이전에 와 본 적이 없으니 판단이 불가능했다. 서관면옥 이후 이렇게 화려하게 생긴 냉면은 처음 본 것 같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무려 세 가지의 고기 고명이 올라가고, 주황빛 무절임과 계란 지단이 올라가 색감까지 풍성하다. 메밀껍질까지 제분하여 만든 메밀면은 마치 칡냉면처럼 새카맸고, 그래서인지 전반적으로 재료들의 색깔이 진해 보였다. 첫맛은 익숙한 평양냉면의 맛이었다. 간이 특별히 세지도 않고, 슴슴하지도 않았다. 메밀 함량이 높아 보이는 색깔에 비해선 메밀향이 강하게 풍기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무난하게 맛있는 평냉을 먹다 갈 줄 알았으나먹을수록 풍성한 고명이 흠이 되었다. 풀어진 닭가슴살이 점점 육수의 풍미를 모호하게 바꾸었고, 첫맛과 끝맛의 차이가 컸다. 고기 속이 알차고 야채가 아삭아삭 씹혔던 왕만두는 맛있었다. 사이드로 먹기엔 볼륨감이 제법 컸고, 쫀득쫀득한 만두피의 식감도 맘에 들었다. 이북식 만두를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생각보다 간이 심심하지 않아 취향에 잘 맞았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숱하게 다녔던 평양냉면 절대강자들에 비해 만족도가 높지는 않았던 곳. 워낙 맛집들이 많아서인지 평냉이 먹고 싶을 때 굳이 설눈을 떠오르게 되진 않을 것 같다. 🍜 맛: 3.5/5 가격: 물냉면 15.0 왕만두 14.0 녹두전 16.0 ℹ️ 위치: 서초역 1번출구 웨이팅: 없음 영업시간: 11am-9pm (Break time 3-5pm) 분위기: 깔끔하고 쾌적한 한식당 방문일: 2023.09.26
설눈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46길 20-7 영토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