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평양냉면의 품격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 그동안 다녔던 평냉집들은 주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노포 분위기가 강했다. 그래서 관광지에 있을 법한 한옥 스타일의 고풍스러움이 특징인 서관면옥의 외관과 내부 인테리어는 내게 조금 신선하게 다가왔다. 진짜 품격은 역시 음식에서 나타난다. 지금까지 먹어본 평양냉면 중 비주얼이 가장 정갈하고 화려했던 서관면옥의 평냉은 마치 돈 많은 대감집에 초대 받아 제대로 대접 받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소고기 편육과 계란 지단, 무채와 배를 곱게 쌓아 올려 완성한 고명들의 집합체는 색깔도 예쁘고, 훨씬 풍성한 맛을 만들어 줬다. 냉면의 맛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깔끔하다’로 정의할 수 있겠다. 육수가 진하지도, 심심하지 않게 적당히 담백했고 톡톡 끊기는 면발의 식감도 맘에 쏙 들었다. 특히 신선함이 살아있던 편육은 거짓말처럼 우유를 머금은 듯한 풍미가 감돌았다. 녹두전과 만두도 한 번씩 먹어봤는데, 개인적으로는 녹두전을 추천한다. 짭조름한 간이 아닌 바삭한 튀김 옷과 두툼한 사이즈만으로 젠틀하게 승부를 보는 녹두전은 간만인데, 본연의 맛 자체가 자기주장이 강하지 않아 슴슴한 평양냉면과 같이 먹기에 적절한 조합이었다. 채소와 돼지고기로 소를 채운 만두도 나쁘진 않았지만, 여기서 곁들임 요리를 주문한다면 무조건 녹두전이다. 먹어보진 못했지만 메뉴판에 있는 독특한 이름의 냉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선비냉면, 골동냉면, 맛박이냉면… 평냉은 무조건 클래식이라고 생각해 도전해보진 않았는데, 고명을 듬뿍 넣어 원형으로 면을 감싸고 있는 맛박이냉면은 한 번 먹어보고 싶다. 진짜 잔칫상에나 올라올 것 같은 비주얼이 감탄스럽다. (+) 여담으로 냉면 사진이 정말 잘 나오는 곳. 냉면의 입장에선 여기가 ‘시현하다’나 다름 없다. 🍜 맛: 4.5/5 가격: 평양냉면 16.0 맛박이냉면 18.0 ℹ️ 위치: 교대역 1번출구 웨이팅: 10-20분 영업시간: 11am-9pm (Break time 3-5pm) 분위기: 고풍스러운 한옥 분위기 방문일: 2023.07.04
서관면옥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56길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