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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이

추천해요

1년

※ 간만에 기념 리뷰 / TMI 리뷰 주의 오랜만에 본격 리뷰쓰기 전 빌드업을 잠깐 해보면 나의 경우 특이하게 20대 초반에 순대국을 먹을 일이 많았다. 6000~7000원이라는 식대에 맞추다보면 보통 메뉴가 정해지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순대국이었기 때문. 자연스레 근무지였던 종로 - 신당 일대 많은 순대국집을 방문했고 그 중 기억에 남는 순대국집들이 화목순대국, 그리고 영남순대국이다. 화목은 너무 유명해져버려 괜히 방문이 꺼려지는 바람에 내게 순대국 먹고 싶은 날에 종종 생각나는 집은 영남이다. 휴가날 오전 나오자마자 만나게 된 깊은 순대국 국물과 소주 한 잔에 더욱 기억에 남는 집. 그 기억을 되살려 정말 오랜만에 이 순대국집을 오게 되었는데 외관 및 내부는 거의 달라진 게 없었다. 가격은 조금 오른 것 같기도.. 메뉴는 순대국 하나. 특이냐 보통이냐만 정하면 되고 술을 마실지 말지만 정하면 됨. 점심시간대에는 테이블마다 소주 한 병 제한인 것도 여전했음. 술 좋아하는 사람 둘이 만나면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순간. 기본을 시켜도 내용물의 양이 많기 때문에 보통으로 주문. 순대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맑고 깔끔한 국물 비주얼이 인상적. 한 입 떠보면 그 깊이감도 아직 남아있는 게 반갑다. 처음 먹었을 때 그 감동까진 아니었지만 여전히 맛있다. 개인적으로 제일 완성도 높은 순대국이라 하면 새우젓, 소금, 후추 등 별다른 첨가물 없이 맛있는 것인데 이 집도 그 유형에 속한다. 잘게 썰린 청양고추, 파, 들깨가루 약간인데 국물이 밸런스가 잘 잡혀있다보니 별다른 재료를 넣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긴다. 속에 듬뿍 들어간 고기는 두툼하니 썰려 있어 씹는 맛도 적당하고 잡내도 딱히 없어 국물이나 밥이랑 함께 먹기 아쉬움이 없다. 수준 높은 국물, 대충 떠도 숟갈에 다 걸리는 고기들은 소주 한 병으로는 해소될 수가 없는 안주들! 뭔가 처음 먹어보는 사람한텐 다소 평범할 수도 있는 순대국인데 개인의 추억이, 감동이 입혀진 곳이라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함! 그래도 나한테 순대국하면 이 집 절대 잊혀지지 않을 집.

영남 순대국

서울 중구 다산로42길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