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으로 보면 충분히 질 좋은 맛있는 흑돼지라 생각되지만 얼마 전 제주도에서 기준을 너무 높인 상태라 그런지 아주 만족스러운 고기는 아니었어요. 한 2년 전 초창기에는 육지 본점인가 그랬던 것 같은데 특상으로 업그레이드해서 리뉴얼 한 것 같아요. 가게도 좀 더 넓어지고 사람도 훨씬 많더라구요. 테이블링 기계로 20분 정도 대기한 후 입장했어요. 백돼지보다는 흑돼지가 더 비싸서 더 맛있겠다 생각해서 흑돼지 목살, 오겹을 차례로 주문. 애피타이저로 샐러드와 샤퀴테리, 소시지가 나오는 게 신기하더라구요. 샐러드는 괜찮았는데 가공육들은 맛이 무난해서 굳이 고기 앞에 고기를 주실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목살은 명주실로 고이 감겨 나오는데 정말 두툼해서 굽기도 전에 군침 도는 비쥬얼이었어요! 목살은 살코기 부분과 지방 부분을 분리해서 주시더라구요. 직원 분이 능숙하게 구워주시니 편하게 기다리기만 하면 돼서 좋았어요. 먼저 얇은 지방을 먹는데 차돌을 먹는 거 처럼 꼬들한 느낌이 괜찮았어요. 목살에서 느낀 지방질의 풍미도 좋았네요. 먹느라 정신 없어서 살코기 부분의 사진은 없는데 담백하면서 고기의 육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게 괜찮았어요. 팡팡 터지는 육즙은 없었는데 그래도 흑돼지 특유의 쫀쫀함은 느껴졌어요. 목살보단 오겹살이 더 제 취향이었는데 씹을 때 저항감도 훨씬 잘 느껴졌도 육즙도 많이 머금고 있어서 느껴지는 요소가 더 많았던 것 같아요. 확실히 담백한 목살부터 시작해서 기름진 오겹살로 마무리하는 게 깔끔한 코스 같았어요! 식사류로 주문한 대게장 볶음밥, 소고기 된장찌개. 대게장 볶음밥은 게장의 맛을 약간은 더 살렸어도 괜찮았을 것 같았어요. 게장인가? 하다가 마는 느낌. 참기름의 고소한 향이 그 맛을 다소 죽인 느낌도 있네요. 소고기 된장찌개는 소고기, 버섯 등 재료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좋았어요. 막 깊은 국물까진 아닌데 밥이랑 먹기 딱 적당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던 점은 컨디먼츠가 다소 단조로운 점. 소금, 속젓, 쌈장, 소스가 제공되는데 고기의 맛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요소까진 아니었던 것 같아요. 와사비나 멜젓 소스 등이 생각났던 순간이 있었네요! 워낙 요즘에는 질 좋은 고기 취급하는 곳이 많아서 막 찾아갈 정도의 차별화된 맛이 있는 집은 아닌 것 같아요. 그래도 꽤 맛있는 고기인 건 맞기 때문에 대게장 볶음밥 등 메뉴에 대한 연구가 있는 집 같기에 맛있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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