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권오찬님 리뷰 보고 굉장히 궁금했던 곳. 이 길을 수 백번은 지나다녔는데 이 집의 존재를 몰라서 놀랐어요. 오랜 업력을 자랑하는만큼 가게 외관 및 내부에서 아우라가 느껴지더라구요. 그를 증빙하는 또 다른 하나가 메뉴판. 그 동안의 물가 상승을 보여주는 건지 몇 번을 숫자를 고친 흔적이 재밌었어요. 그리고 그 무섭다는 싯가까지 다양한 메뉴도 인상적이었어요. 금주의 추천메뉴도 따로 있어서 먹어보고 싶었지만 B세트 구성이 괜찮아서 픽. 인원 수를 정하면 실제 코스처럼 차례대로 서빙을 해주시는 게 재밌었어요. 군만두로 시작해 탕수육, 칠리새우 등 요리가 먼저 나오고 식사를 마무리로 하는 거까지 뭔가 대접 받는 느낌. 짜장말고는 전체적으로 다 맛있었어요. 옛날짜장의 묽은 소스의 느낌, 기계에서 뽑은 듯한 면? 등이 제 스타일에 안 맞아서 약간 아쉬웠어요. 나머지 중 가장 기억에 강렬히 남은 것은 탕수육! 튀김옷에 자신이 있으신 듯 부먹으로 내어주시고 실제로 튀김옷의 바삭함이 살아 있더라구요. 소스도 막 달지도 않고 밸런스 좋았어요. 칠리새우도 통통하게 살이 오른 새우가 꽤나 많이 들어 있고 소스 맛도 새콤하면서 '칠리'의 느낌이 잘 살아있어서 맛있게 먹었어요. 사실 스타트 격이었던 만두는 겉의 바삭함이 정말 정도를 잘 지키는 듯 해요! 그 바삭한 느낌을 잘 살린 군만두 오랜만이라 반가웠어요. 짬뽕은 어제 술 거나하게 마신 친구가 한 입 먹자마자 반해버렸어요. 그만큼 얼큰하고 깊은 국물 맛이 인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마찬가지로 면은 얇고 흐물흐물거려서 살짝 제 스타일에 맞지 않았지만 국물만큼은 다른 집에 비해 확실히 맛있는 느낌. 볶음밥은 이미 계란이 포함된 고슬고슬한 밥 위에 계란프라이 하나를 더 올려주셔서 맛+인심 한층 업그레이드! 짜장 소스는 다소 단 편이라 조금만 비벼도 될 것 같아요. 제가 표현력이 좋지 않아 이 가게의 매력을 온전히 담지 못한 것 같은 느낌도 드는데 중식 좀 드셔보신 분이라면 이 집이 잘하는 집인지 단 번에 알아보실 것 같아요. 동네에 이런 소중한 가게들이 오래오래 유지되었음 좋겠네요!
개풍반점
서울 은평구 통일로 75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