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나영이
추천해요
4년

이번 제주 여행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미식 경험. 개인적으로는 그냥 먹어도 맛있는 거 보단 음식에 스토리가 있는 걸 더 좋아하는 편인데 이 집은 그런 의미에서 같은 음식을 제공하는 곳과 차별화된 경험이었어요. '해녀 이야기'랑 '부엌 이야기' 두 테마가 있는데 요일에 따라 신청할 수 있는 게 다르니 예약 전 확인해보셔야 해요. 전 해녀님이 직접 연극에 출연하는 해녀 이야기를 신청했어요. 1부에 실화를 기반으로 한 연극이 30분 가량 진행되는데 극적인 요소들이 곳곳에 있어 전혀 지루하지 않은 시간. 2부에서는 해녀분과 진행자분이 직접 물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해산물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유머러스한 진행이 재밌었어요. 3부에는 직접 해녀 분들이 준비해주신 요리를 뷔페식으로 즐기는 형태. 이후 해녀님과 질의응답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 본격적으로 음식 리뷰를 해보면 3가지의 특식, 뷔페, 1가지 별미 등이 제공되는데 해녀분들이 직접 준비한 음식들이라 그런지 정갈한 가정식 먹는 느낌. 간도 전반적으로 세지 않고 건강한 느낌이었어요! 특식은 뿔소라, 한치 등을 활용한 요리인데 뿔소라 식감이 오독오독하니 맛있던 기억. 제철 생선인 한치도 싱싱함이 느껴지는 맛. 뷔페 중엔 군소볶음이 아주 베지근하니 매력있었어요! 베지근하다는 표현이 아주 잘 어울리는 맛. 수육도 부드러우니 손이 자주 가던 메뉴. 별미로는 전복물회, 뿔소라 미역국 중 전복물회를 먹었는데 국물이 살짝 밍밍해서 막 인상적이진 않았어요. 대신 전복은 꼬독꼬독하니 싱싱한 전복이라 괜찮았구요! 후식으로 먹은 구좌당근식혜는 단 맛이 은은하게 느껴지면서 당근 향이 은근히 잘 어우러져 기대보다 더 맛있었어요. 낯설지만 맛있게 먹은 후식. 연극이 주는 힘 때문에 음식 하나하나에 몰입하면서 먹게 된 시간이었어요. 그 안에 담긴 스토리를 기억하고 음식을 먹었을 때 훨씬 온전한 경험이 될 수 있음을 다시금 느꼈어요. 좋은 기획, 좋은 연기, 좋은 음식, 좋은 사람들이 잘 어우러지는 곳이었던 것 같아요! 추천추천!

해녀의 부엌

제주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2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