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족하지 않지만 넘치지도 않는 것이 끝내 아쉬운 시그니처 테이스팅 7코스(170,000) - 그런데도 17만 원이 아깝지 않은 경험이니, 궁금하다면 방문 추천! 오직 분위기와 플레이팅에 반해 구찌도 모르고, 셰프도 모르면서 무작정 예약 전쟁에 뛰어들어봤는데요. 듣던 것과는 다르게, 찬찬히 고를 수 있을 정도로 수월했어요. 고민 끝에 디너 오픈 시간인 6시에 홀 자리로 예약했고요. 15분 정도 일찍 도착했더니 사람이 거의 없는 홀과 테라스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어 더 좋았습니다ㅎㅎ 예약 전 사진으로 봤을 때는 테라스가 별로 안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너무너무 예뻐요! 테라스의 계절에 방문하신다면, 꼭 테라스로 예약하고 가세요! 두 가지 코스 중 유명한 구찌 버거가 포함되는 시그니처 테이스팅 7코스로 주문했어요. 플레이팅은 역시나 좋았어요! 우선 식기 자체가 고급스럽게 예쁘고요. 천장에 있는 등이 접시에 별 모양으로 비치는 거나 접시의 나비와 디시의 나비가 겹치는 것 등 보는 즐거움을 한층 높여주는 섬세한 디테일이 좋았습니다. 맛에 있어서는 단 한 디시도 아쉬운 수준은 없었으나, 마찬가지로 단 한 디시도 눈이 뜨일 정도로 새롭거나 아주 맛있지도 않았어요. 사실 제 기준에서 한 끼 비용으로는 큰맘 먹고 써야 하는 가격 때문에 요구하는 기대치가 너무 높은 걸까 고민해봤는데요. 여태 방문했던 비슷한 가격대의 오마카세나 파인다이닝과 비교해봐도, 역시 임팩트의 측면에서는 부족했던 코스였어요. 그러다 보니 끝끝내 '이 가격에 이 정도는 당연한 거고, 좀 더 보여줘야 감탄하지!'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물론, 단순히 제 취향의 맛이 아닌 디시들 때문에 더 그렇게 느낀 것도 있을 테고요. 서비스는 아주 친절한 게 인상적이었어요. 게다가 누가 오든 막힘없이 메뉴 설명을 잘해주시는 것도 좋았습니다. 다만, 식전의 물과 식후의 차는 추가로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옵션이라는 걸 명확하게 얘기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코스 후반부로 갈수록 텀이 길어져서 다음 디시를 오래 기다려야 했는데요. 그나마 같이 간 일행들과 활기찬 홀의 분위기로 지루하지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ㅎㅎ 단순히 맛있는 걸 먹으러 가기에는 가격 대비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맛과 더불어 플레이팅, 공간과 서비스 등 종합적으로 볼 땐 이곳에 대해 궁금한 게 있다면 한 번쯤 경험해 볼 가치가 있다고 느꼈어요. 특히 브랜드나 셰프에 대해 관심 있는 분은 좀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23 6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