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생활 10년에 그나마 자신 있게 평할 수 있게 된 음식들은 한우와 메밀 음식들. 이 집은 실제로 영서지방사람들이 먹는 메밀전병의 맛을 내는 곳이다. 5일장에서 먹는 메밀전병(총떡)은 쪄낸것처럼 뽀송하고 소가 매콤하며 고기의 비율이 매우 낮다. 서울 메밀면 프랜차이즈들이 사이드디쉬로 파는 기름에 지져내서 기름이 흥건한 메밀전병과는 아주 다른 맛이다. 메밀뜨락에서 내는 메밀전병은 장터에서 먹는 전병을 식당에서 팔면 이렇게 된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맛을 낸다. 적은 기름에 잘 익혀내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며 시골보다 소를 더 잘 다져냈고 고기가 더 많이 들어갔다(훌륭..!) 메밀만두는 주문하면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려서 나온다. 당연하다. 이정도 크기의 손만두라면 해동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 메밀의 비율을 더 높인다면 어쩔 수 없이 두툼한 피를 사용해야 한다. 이 집에서는 비율을 낮추고 피를 얇게 만드는 전략을 택했다고 본다. 어쩔 수 없이 전반적으로 메밀의 향은 약하다. 메밀국수는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이때부터 기억이 흐려지기 시작해서.. 다음 번 방문해서 칼국수를 먹어보면 메밀의 향을 어떻게 내는지 알 수 있으리라. 훌륭한 만두와 전병을 먹을 수 있는 집. 재방문 의사 분명히 있음. 메밀향이 아주 풍부하게 나지는 않는다. 아 그리고 식전에 약간 주는 보리밥이 아주 맛있음!
메밀뜨락
서울 마포구 굴레방로7길 3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