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가격이면 더 나은 옵션이 너무나도 많은 넘 궁금했던 곳인데 감사하게도 둘기님이 예약해주셔서 다녀왔습니다. 특이하게도 라뜰리에꼼때는 주류 페어링을 비롯한 알콜 메뉴가 없고, 반입도 불가한 곳인데요. 그 대신 티 페어링과 무알콜 음료를 바틀/글라스 주문할 수 있습니다. ####파프리카, 토마토, 하몽, 연어알#### 이날의 아뮤즈부쉬는 태우듯이 구워 껍질을 벗겨낸 파프리카에 토마토, 베요타 하몽, 그리고 직접 절여낸 연어알을 올려낸 요리인데요. 마무리로 바질오일과 식용 꽃 펜타스를 올려냈습니다. 하몽과 해산물의 조합은 종종 보아왔던 거라 엄청나게 새롭지는 않지만 그래도 맛있겠거니 했는데 생각외로 연어알이 꽤 비려서 아쉬웠습니다. ####관자#### 수비드한 관자를 팬프라잉해 겉면만 바삭하게 구워낸뒤, 관자모양으로 썬 구운 감자를 곁들였습니다. 소스는 컬리플라워 소스와 레몬 소스를 반반 깔아 내주셨는데요. 짭짤한 관자에 대비되는 은은한 간의 소스 덕분에 맛있게 먹을 수 있었고, 소스의 단맛 & 신맛의 밸런스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킹타이거새우#### 일반 새우보다 맛이 진하다는 킹타이거새우를 찌듯이 익힌 뒤 불맛을 입혔고, 가니쉬인 완두콩과 아스파라거스는 살짝 데친 뒤 구워냈습니다. 그 위에 랍스터 크림소스를 끼얹은 뒤,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칩과 로얄 벨지안 캐비어, 딜, 그리고 알리썸(Alyssum)을 얹었는데요. 타이거새우는 먹어봤어도 킹타이거새우는 처음먹어보는데 랍스터와 비슷한 탱글한 식감이더라구요. 평소에도 굽거나 신선한 채로 먹어 식감이 살아있는 갑각류보다는 스시야에서 내주는 녹진한 갑각류를 더 선호해서 크게 감흥은 없었네요. 같은 갑각류 구이로 비교하자면 시그니엘의 랍스터 요리가 훨씬 좋았어요. 이 곳은 소스와 치즈 칩의 맛 때문인지 캐비어나 딜의 향이 묻혀서 맛이 단순하게 느껴졌습니다. ####오리#### 겉바속촉으로 익혀낸 오리가슴살에 홀그레인 머스터드, 땅콩과 마카다미아 넛을 잘게 부순 것, 그리고 생파슬리를 잔뜩 올려냈습니다. 소스는 블러드오렌지를 조린 것과 당근으로 만든 소스였는데요. 블러드오렌지소스가 꽤나 시큼했지만 당근소스가 부드럽고 단맛이 있어 둘의 조화가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오리는 식감이 매우 부드러웠는데, 개인 취향으로는 겉껍질이 조금 더 바삭했으면 좋았을 것 같네요. 그리고 파슬리와 견과류로 식감과 맛의 포인트를 준 건 좋았는데 파슬리의 싱그러운 향이 약했던 건 아쉬웠습니다. ####한우#### 마장동에서 구입한 1++(9)등급의 한우 채끝을 미디움레어로 구운 메인디쉬입니다. 간은 말돈소금으로, 소스는 와인과 발사믹을 졸여 만들었구요. 가니쉬로는 바싹 구운 잎새버섯과 복숭아 콩포트를 곁들여내주셨습니다. 이 곳 스테이크에 대한 홀릭분들의 극찬을 익히 들어 엄청난 기대를 갖고 먹어 보았는데요. 지방질과 육즙의 적절한 비율, 파삭하게 시어링된 겉껍질까지 나무랄데 없이 맛있는 스테이크... 였는데 극찬을 받을 정도인가? 라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갸우뚱했던. 제 인생 스테이크인 가온보다는 감칠맛이 부족했고, 이 곳과 가격이 비슷한 다른 미쉐린 스타급 레스토랑에서 먹은 스테이크에 비해 크게 임팩트가 있는 스테이크는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화과#### 디저트는 무화과로 만든 소르베에 머랭쿠키를 부숴 올리고 사랑초와 방아꽃 등의 허브로 향을 더한 것입니다. 방아를 워낙 좋아해서 그런지 방아향도 좋았고 무화과도 계절감이 맞는 제철 과일이라 나름 맛있게 먹었었다. 요리가 전체적으로 양이 많거나 헤비한 요리는 없어서 소르베 말고 아이스크림같은 스타일로 나왔어도 맛있었을 듯 했어요. 전체적으로 창의적인 시도들을 하려는 노력이 엿보였지만 결과물의 맛들이 생각보다 단순해서 복합적인 맛과 향을 중요시하는 제 취향에는 맞지 않았던 곳….입니다. 이 곳과 비슷한 가격대의 레스토랑들(최근에 간 이타닉가든, 드레스덴 그린이나 시그니엘 STAY, 피에르가니에르, 모수, 임프레션, 가온, 알라프리마 등 대충 꼽아도 대여섯군데가 넘네요.)과 비교했을 때 갈만한 가치가 있는가 라는 측면에서 생각했을때의 답은 X인듯 하네요. 재방문의사 X
라뜰리에 꼼때
서울 종로구 성균관로17길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