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게장을 사먹는 일이 거의 없다. 맛이 없지는 않은데 가격이 비싸다보니 굳이 먹을 생각은 잘 하지 않는 음식이었다. 가을꽃박람회를 가느라 이쪽에서 식사할 일이 있어서 찾다보니 유일하게 평이 괜찮은 곳이 여기라서 갔다. 꽃박람회는 별로였지만 그 덕에 여기를 올 수 있었어. 후회는 없다. 간장게장+양념게장+게국지 세트메뉴다. 사람 숫자에 따라 가격이 조금 다른데 사전의 상차림은 3인(88000)이다. 가격이 좀 나간다 싶었지만 게는 원래 비싸니까 하면서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게가 많았다. 게 요리가 세 개 나오는 거니까. 그래서 먹기 시작했는데, 나는 이제까지 게장이 짠 음식이라고 생각했지 뭐야. 간장에 절인 느낌이 아니라 게 구석구석에 간장을 가볍게 싸악 발라줘서 게를 먹는데 간장이 살짝 도와주는 느낌이다. 게의 농후한 살맛이 중심이지. 이거 맛있다. 양념도 맛있고 게국지도 맛있어. 게국지가 뭐 원래 상품성 없는 게 조각을 넣어서 만든 거라 지금 식당에서 파는 것과 다르다던데 그건 별로 중요치 않다. 평범하게 묵은지 베이스에 파랑 양파 좀 넣고 게랑 끓인 이 음식이 맛있다는 게 중요하지. 비지를 조금 넣어서 살짝 묵직하게 만들었는데 이게 또 절묘하다. 물론 게도 두툼히고. 게를 먹고싶은 만큼 먹을 수 있는 정도의 양이 나오는데 심지어 반찬이 다 맛있다. 밥을 다 먹고 나서 식탁을 보는데 이 사람들(나 포함)이 샐러드나 오뎅, 오징어 젓갈은 손도 안 댄 거 있지. 다른 반찬이 맛있다보니 저절로 그렇게 되더라. 연근 조림은 결국 한 번 더 달라고 했다. 밥도 맛있었어. 쌀 좋은 거 쓰더라고. 화장실도 깔끔하고 가게 근처에 공간이 꽤 있어서 주차도 편함.
바다야 해물아
충남 태안군 안면읍 안면대로 26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