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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한바지

추천해요

5개월

방문 날짜: 23-11-27 신논현 서초오피스텔 건물 1층에 위치한 와인바 큐리오. 손욱정곱창집과 같은 건물인데, 오피스텔 건물의 안쪽 입구 바로 왼편에 있어 입구 찾기가 좀 어렵다. 내부는 조금 캐주얼 한 편이며 자리 간 간격도 널럴하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오픈한진 1년 반 정도 됐고, 주변에 사시는 분들이 많이 찾아오시는 단골 위주의 와인바라고 하셨다. 디너로 방문했고 5.5짜리 매우 저렴한 코스가 있고 단품으로도 주문 가능하다. 와인은 가격대가 꽤 있는 편인데 사장님께서 와인 설명을 정말 쉽게 잘 해주시니 큰 걱정 없이 추천받아 마실 수 있다. 세비쳬: 도미로 만든 세비체다. 숙성된 도미의 상대적인 연한 부분은 횟감처럼 썰려 나오고, 그 아래는 큐브 모양으로 잘게 만든 질긴 부위를 토마토와 섞어 타르타르처럼 뭉쳐놨다. 주위엔 토마토와 가쓰오부시로 만든 젤리를 깔아놨는데 맛이 굉장히 독특하다. 맛은 도미 자체의 감칠맛이 잘 느껴졌고, 특히 아래에 있는 도미지느러미와 토마토를 섞은 게 별미였다. 다만 내 기준 맛있는 세비쳬가 가져야 할 신맛이 많이 부족했던 게 아쉬웠다. 알고보니 그저께까지만 해도 방어를 사용했다고 하셔서… 그때그때 사용되는 생선이 달라진다는 건 염두해두면 좋을 것이다. 화이트라구: 작은 업장임에도 생면을 사용하셔서 놀랐다. 생면 자체의 식감, 라구에 들어간 고기의 맛 모두 훌륭했다. 코스에 나오는 파스타가 레몬버터파스타라 코스를 포기하고 시킨 건데, 절대 아쉽지 않을 맛이다. 비프 부르기뇽: 비프 부르기뇽은 우리나라의 갈비찜에 비견할 수 있는 프랑스의 소고기 스튜 요리다. 소고기를 여러 야채와 함께 와인에 졸이면서 오랜기간 요리함으로서 고기 식감이 매우 연해진다. 맨날 먹을 정도로 간편한 요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태원 라플랑끄 등에서 경험해본 바로는 온가족이 나눠먹는 가정식이라는 인식이 나에겐 크다. 그런 점에서, 여기 부르기뇽은 단 고기 3조각에 야채 하나 들어가지 않은 양부터 형편없었다. 고기 자체도 부드럽게 씹히기보단 결대로 찢어지는 식감이라 아쉬웠고, 매쉬드 포테이토의 간은 조금 심심한 편이었다. 흑돼지 시킬걸… 옥돔 🤡: 부르기뇽 양이 아쉬워 하나를 더 시켰는데, 이걸 안시켰다면 광대 딱지가 화이트라구에 붙을 뻔 했다. 옥돔 자체는 회로 뜨면 식감이 요상해지기 때문에 옥돔구이가 보다 흔하고 특히 제주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옥돔구이의 핵심은 1. 바삭한 껍질 2. 기름 터지는 속살인데, 이 두가지를 너무 잘 만족했다. 기름기를 줄이기 위해 같이 나온 겨울시금치는 우리가 보통 먹는 시금치보단 식감이 더 단단하고 시금치 향이 더 적어 부담없이 잘 먹을 수 있었다. 생선 육수를 뜻하는 퓌메를 소스삼아 나온 것도 감칠맛이 부드럽게 전해져 정말 맛있었다. 이거 하나 먹으려고도 여기 올 법하다. Catello di Bolgheri Vavara Bolgheri 2020: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니 지방의 마을인 Bolgheri 지역의 와인이다. 나에겐 다소 생소한 지역인데, 바디감은 중간 정도에 산미가 거의 없고 강한 탄닌감이 있는 와인이다. 여는데 족히 1시간은 걸리는 와인이라고 하셔서 친절히 디캔터에 한번, 잔에 한번 더 총 2회 디캔팅을 하여 마셨다. 말벡 이후 오랜만에 정말 기분좋게 마신 탄닌감 풍부한 와인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확실히 맛이 한껏 부드러워졌고, 마지막 잔에 다가와선 알려주신 초반부의 삼나무 향이 더 진해지면서 좀 인내심을 가져볼걸 하는 후회를 들게 했다. 부르기뇽만 아니었다면 너무 기분좋게 다녀올 와인바. 사장님께 와인에 대해 이것저것 여쭤보시면 너무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배우는 재미도 상당했다.

큐리오

서울 서초구 서운로 226 서초오피스텔 1층 119호, 12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