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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한바지

추천해요

2개월

방문 날짜: 23-12-24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념한 남정네 4인의 웃픈 계향각 방문기. 팔보요리는 반드시 예약해서 미리 주문해야 하기 때문에 참고하면 좋겠다. 고급 레스토랑의 느낌이 물씬 나며, 신계숙 셰프님이 워낙 유명하신 분이다 보니 큰 기대를 하고 갔다. 오이냉채 🤡: 오이소박이를 연상케하는 비주얼에, 맛도 유사하지만 특유의 향신료 맛이 난다. 단순한 냉채임에도 이날 먹었던 메뉴 중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정말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에피타이저의 본분은 단순한 small dish가 아닌 식욕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이 에피타이저의 정의에 너무 잘 들어맞았다. 아마 이후 나올 요리들을 기분좋게 즐긴 것에는 오이냉채의 힘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걸 5000원에 즐길 수 있다니? 연근냉채: 뭔가 묘한 퀴퀴한 맛이 느껴졌다. 내 취향은 아니었던 냉채. 산동샤오지(닭냉채): 간장 베이스의 닭 냉채. 향신료 맛이 초반에 잠깐 확 난 뒤에, 중반부턴 정말 담백한 닭고기 맛이어서 계속 손이 갔다. 닭 육질만 있는게 아니라 쫄깃한 껍질도 들어가 있어서 인상깊었던 메뉴. 오이냉채가 지나치게 괜찮아서 그렇지, 산동샤오지도 전채로 너무 적합한 요리였다. 전채 치곤 다소 비싸긴 했지만 돈값을 한 메뉴. 동파육 🤡: 계향각을 방문한 모두가 주문한 동파육. 찻잎을 먹고 자란 보성 녹돈을 사용했다고 하고(육질이 더 부드럽다고 한다), 엄청 두꺼운 형태의 동파육은 아니다. 소스가 얼핏 진해보이지만 맛보면 간장 맛이 굉장히 연한데, 오히려 동파육의 기름기를 극한으로 끌어올려 너무 맛있게 먹었다. 돼지고기의 육질 부분보다 비계부분이 더 맛있었던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양이 적은게 살짝 아쉬웠다. 팔보오리: 전국에서 계향각에서만 먹어볼 수 있다는 오리 요리이다. 목에 칼집을 넣어 살을 분리하였고, 껍질은 물엿으로 건조를 한뒤 카라멜라이징하여 바삭하게, 내부는 찹쌀과 닭고기 등으로 속을 채워 약밥처럼 먹는 요리이다. 꽤나 익숙한 맛이지만 껍질의 바삭함이 부드러운 고기와 조화가 좋았다. 양이 꽤 된다. 다진홍고추 생선찜 🤡: 생선찜은 맑은거, 고추 두 종류가 있다. 홍고추생선찜의 경우 매운 느낌은 세지 않지만 매콤함이 강하다. 고추의 매운맛이 혀를 때리진 않지만 화하게 올라오는 느낌이랄까. 고추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나보단 지인들이 가장 극찬한 메뉴. 역시나 꼭 시켜야 한다. 삼선누룽지탕: 익숙한 맛이지만 해물이 푸짐하다. 간은 세지 않은 편. 해선볶음밥, 솬차이탕면: 해선볶음밥에는 해물과 아스파라거스가 들어가고, 솬차이탕면은 절인 배추와 고기가 들어간 면요리이다. 둘다 마무리로 먹기 무난했다. 축제를 즐긴 느낌. 음식 하나하나 아쉬운 것 없이 튈건 튀고, 받쳐줄 건 받쳐주고 밸런스가 훌륭했다. 서비스는 흠잡을 것이 없었고 중식을 잘 모르는 나에게 다소 생소한 메뉴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신 게 너무 감사했다. 다만 둘이 가기엔 너무 맛있는 메뉴가 많아 다 먹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울 수 있으니 꼭 여러명이 가는 걸 추천한다.

계향각

서울 종로구 동숭길 8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