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자의 미쉐린 3스타 프렌치 로오지에(L'osier / ロオジエ) 입니다. 데구스테이션 의외로 구성 자체는 크게 길지 않습니다. 어뮤즈, 수프, 전채 2개, 생선 메인, 고기 메인으로 진행합니다. 전채의 폭발적인 캐비어와 우니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꽤나 전반적으로 감칠맛에 대한 집착이 있는 편입니다. 저런 후 나온 생선 메인인 옥돔은... 그냥 별거 없이 먹는 순간 '엄청 좋은 옥돔을 정말 잘 구웠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원초적인 흰살생선 자체의 맛이었고, 그 뒤에 메인이 프랑스산 비둘기라는 향과 맛이 강하게 확 와닿는 가금류여서 전혀 밀리지 않게 하이라이트가 가능했습니다. 아무래도 코스 내용이 이렇다 보니 와인을 제쳐두고 니혼슈로 페어링을 부탁한 게 꽤나 잘 맞아떨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빵은 깡파뉴는 기본으로 테이블에 놔 지고 추가로 여러가지 빵을 가져와서 원하는 걸 먹게 해줍니다. 올리브오일은 같이 식사한 사람의 레퍼런스에 따르면 이탈리아 산지 정도의 퀄리티고.. 치즈 또한 카트로 잔뜩 싣고 와서 원하는 걸 원하는 만큼 줍니다. 곁들일 빵도 따로 내구요. 이어서 셔벗이 나와서 디저트가 시작되나보다 하는데 메인 디저트는 3가지 테마의 10여가지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자가 블렌딩 티도 4종류 싣고 와서 시향을 하게 해주는데, 차 나오기도 전에 뿌띠푸르가 나와서 의아한데 차 마실때 또 뿌띠푸르 카트를 싣고와서 잔뜩 보여주며 고르게 합니다. 치즈까지 너무 혜비하고 고자극의 맛을 즐기다 보니 좀 리프레시하고 싶어서 일부러 교토산 딸기를 이용한 디저트를 골랐는데, 바닐라빈을 농도 짙게넣은 아이스크림(이걸 定番으로 표현합니다)이 크게 얹혀지는 친구의 밀푀유(굉장히 큼) 쪽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였고... 마지막 뿌띠푸르 카트 쯤 가면 4시간 넘게 식사하는거라 살짝 기진맥진 한데 레미 마르텡이 들어간 한텐 젤리가 상당히 맛있었네요, 알콜의 감은 다 날리고 꼬냑의 향만 농축되어있으면서 겉은 바삭, 안은 젤리인 아주 비범한 녀석입니다. 이렇게 먹어서 인당 7만엔. 결코 저렴하다는 느낌은 아닌데 그렇다고 먹고 난 뒤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들고, 재방문 의사도 충분합니다. 드레스코드가 의외로 빡빡해서 포멀 슈트의 블레이저 같은 자켓을 입어야 하고, 없으면 빌려줍니다.
ロオジエ
〒104-0061 東京都中央区銀座7丁目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