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의 [담택] - 비구름이 아직 다 가시지 않아 쌀쌀한 저녁. 난데없이 하루종일 아른거린 시오라멘을 먹기 위해 합정으로 넘어왔다. - 워낙 매니아들에겐 이미 유명한 시오라멘 맛집이고, 올해도 미쉐린 빕구르망에 최근 이름을 올린 것을 보고 더욱 궁금해졌다. 마침 친구의 추천도 받아 도전한 [담택]. 주말이라면 웨이팅이 잔뜩이었겠지만, 운이 좋아 5분만에 입장했다. - 개인적으로 홍대•합정•상수 지역은 라멘과 돈까스 등 일식 부문에서 잘하는 식당이 특히나 많다고 체감이 된다. 그러나 아직은 도시락끈이 짧아서인지, 라멘집이라 하면 묵직한 돈코츠 라멘을 하는 곳들이 거의 70%는 되는 것 같다. 진하고 든든한 돼지국물도 환영이지만, 때로는 깔끔한 국물이 당기기도 한다. - 닭육수 베이스로 깔끔한 시오라멘 류를 선보이는 [담택]. 유자와 와사비 버전도 있었지만, 어짜피 재방문할 곳이니 도장깨기를 기약한다. 능이덮밥은 품절, 못 시킨 것이 한이다. 다음엔 꼭 노린다. 🍜오늘은 기본 시오라면에 목살 차슈 추가, 맥주와 함께한다. - 국물은 능이와 닭베이스 스프. 확실히 시오라멘은 닭과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믿음이 더 확고해진다. 깊지만 깔끔하다. 돼지와는 또 다르게 닭이 가진 선을 지킬 줄 아는 고소하고 깔끔한 기름기. 그것은 다른 쇼유, 미소에 비해 깨끗한 시오와 만났을 때 풍미가 더 잘 살아나는 것 같다. 돈코츠 시오가 있다면 누린내 잡는 것이 키포인트이지 않을까라는 딴생각이 들었다. 정해진 답은 절대 없지만. (능이의 향은 캐치하고 싶었으나 경험이 부족했을까. 능이버섯의 향은 잘 아는 사람들은 더 다가왔을 수도, 능이 향이 어떤지 더 공부하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 아무튼 국물의 감칠맛과 풍미는 먹어본 시오라멘 중에서도 손에 꼽을 것 같다. 밥을 말아먹으면 정말 깔끔하고 고소한 맛있는 닭곰탕 엑기스에 말아먹는 것 같은 느낌까지. 몇 번이고 들이켜도 그 고소한 닭스프가 질리지 않았다. - 면은 적당히 꼬들하고 국물과 어색함이 없었다. 특히 선호하는 스타일이 없어 면에 대해서는 감상이 적은 것 같다. 더 다양한 익힘과 스타일을 경험해봐야할 듯. - 고명은 목살 차슈(기본+추가), 계란, 네기로 구성되어있다. 목살 차슈는 개인적으로 수비드를 한 것처럼 부드럽고 은은한 기름기가 녹아내려 맛있었다. 한 조각 남겨놨다가 공기밥을 말아 싸먹는 것은 또 하나의 행복. 돈코츠의 우람한 통삼겹 차슈와는 또 다른 매력.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몽 코시도나 모르타델라 같은 햄이 자꾸 생각났다. 계란은 기본에 충실한 반숙 맛계란. 청파는 국물의 기름기에서 혹여나 느낄 수 있는 약간의 질림마저 산뜻 향긋하게 풀어내준다. 국물을 뜨다보면 자연스럽게 일부 합류하는 파조각들이 한 스푼 먹었을 때의 만족감에도 충분한 공로가 있다. - 깔끔, 깨끗한 라멘 컨셉에 맞게 심플하지만, 또 든든히 맛을 서포트하는 토핑들. 문득 이 식당에서 내는 멘마(죽순)는 어떤 스타일일까 궁금했다. 로스 지등심 토핑도 있던데, 추후 도전해볼까싶다. <코멘트> 깔끔하고 깨끗한 시오, 그에 찰떡인 고소한 닭육수의 만남은 무한정 떠먹을 수밖에 없는 국물을 만들었다. 벌써 다시 먹고 싶어지는 훌륭한 시오라멘! ✔️ 서교동 [담택] ✔️ 서울 마포구 동교로12안길 51 1층 ✔️ 시오라멘 9,500 / 목살 2,500 / 삿뽀로 생맥주 270ml 4,500
담택
서울 마포구 동교로12안길 51 1층